역시 랭킹은 속일 수 없었다. 우승 상금 1억원으로 국내 최대 기전인 제36기 하이원배 명인전 본선 리그가 지난달 12일 개막, 초반 7경기를 치른 결과 대부분 랭킹이 높은 선수가 승점을 따냈다.
이세돌 조한승 이창호 원성진이 각각 1승을 거뒀고 최명훈 박정상 최원용이 1승1패를 기록했다. 이 밖에 목진석 강동윤이 1패, 조훈현이 2패로 아직 확실한 선두권이 형성되지 않은 혼전의 양상이다.
먼저 개막전에서 '돌아온 돌부처' 이창호가 최원용을 누르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앞으로 8개월에 걸쳐 벌어질 '1억 혈투'의 첫 승리자가 됐다. 전성기 때를 연상케 하는 차분한 경기 운영 솜씨가 돋보인 한판이었다.
작년 말 천원 타이틀을 따내며 만년 준우승의 한을 푼 '송아지 삼총사' 원성진이 오랜만에 명인전 본선에 복귀한 '영원한 바둑 황제' 조훈현에게 제대로 '원펀치'를 날려 불계승을 거뒀다. 제 3국에서 6년만에 명인전에 얼굴을 내민 최명훈이 랭킹 10위 박정상을 꺾은 게 유일한 이변이었다.
전년도 우승자인 이세돌은 제 35기 본선 리그 첫 판에서 자신에게 1패를 안겼던 목진석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명인 2연패'의 시동을 걸었다. 또 전기 준우승자인 조한승도 지난해 전자랜드배에서 이창호의 벽을 넘어섰던 강동윤을 물리치고 '부족한 2%'를 채웠다.
이어서 벌어진 제2라운드에서는 최명훈이 촤원용에게 한 칼을 맞아 서로 1승1패가 됐고 조훈현은 박정상에 져 현재까지 유일한 2패자가 됐다.
여기까지 결과를 보면 큰 이변 없이 대충 이길 사람이 이겼다는 평이다. 이같은 본선 리그 초반 판세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 '빅3'(이세돌 이창호 조한승)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목진석과 박정상 등 '본선 리그 재수생'과 원성진 강동윤 최원용 등 명인전과 첫 인연을 맺은 패기만만한 신예 강호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조훈현과 최명훈 등 모처럼 명인성에 도전하는 노장들의 분전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제 36기 하이원배 명인전 본선 리그 경기는 매주 화요일 정오에 시작하며 사이버오로와 바둑TV(오후 1시부터)에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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