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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김은주·최진학 부부 '라 트라비아타' 서 함께 主役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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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김은주·최진학 부부 '라 트라비아타' 서 함께 主役맡아

입력
2008.03.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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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에 오페라가 첫 소개된 지 60년이 되는 해다. 한국 최초의 오페라는 1948년 명동 시공관에서 공연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 지난해부터 '베르디 빅5 시리즈'를 하고 있는 서울시오페라단이 4월 10~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라 트라비아타> 를 올린다.

여기에 소프라노 김은주, 바리톤 최진학 부부가 주역으로 나란히 출연한다. 김은주는 귀족 청년 알프레도와 사랑에 빠지는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 역을, 최진학은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사랑을 갈라놓는 제르몽 역할을 맡았다.

이들이 같은 작품을 하는 것은 처음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은 창작오페라 <천생연분> (2006년)에 이어 두 번째. 서울 공연에서는 팀이 나뉘었지만, 5월 의정부 공연 때는 한 무대에서 만나 그 유명한 이중창 '나에게 천사와 같은 딸이'를 부르게 된다. 부부 성악가는 많아도 오페라 주역으로 만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함께 음악을 하는 것만 해도 행복한데 이렇게 뜻깊고 아름다운 작품에 둘 다 출연하니까 행복이 '따따블'이죠."(김은주) "아내의 연습에도 늘 동반해요. 오페라 경험이 많은 아내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됩니다."(최진학)

10여년간 줄곧 주역을 해온 아내에 비해 서울시합창단 단원인 남편은 오페라 데뷔가 늦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연속으로 주역을 맡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포' 바리톤 고성현의 대타로 <리골레토> 의 오프닝을 장식해 화제를 모았다. 공연 시작 20분 전에야 고성현의 감기가 심각하다는 연락을 받은 최진학은 부랴부랴 극장으로 달려와 1막2장부터 무대에 섰다. 고성현을 보러 온 관객들은 크게 술렁였지만, 2막 리골레토의 아리아 '가신들, 이 천벌을 받을 놈들아'가 끝났을 때 그 술렁임은 열광적인 갈채로 바뀌었다.

"그렇게 긴 박수는 처음 들었다. 내가 요청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는 최진학의 회상에 김은주는 "다 결혼을 잘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실제와 달리 무대에서 이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소프라노는 테너와 늘 파트너를 이루기 때문. 더구나 <라 트라비아타> 에는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열정적인 키스신이 있다. 신경쓰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최진학은 "상관없다"면서도 "아내의 연습을 빠짐없이 지켜보지만, 그 때는 눈을 돌린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은주 외에 일본 소프라노 미나 타스카와 박정원이 번갈아 비올레타를 연기한다. 연출 이경재, 연주는 최선용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맡았다. 공연 문의 (02) 399-1783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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