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문인 박경리(82)씨가 오랜만에 문예지에 신작시를 발표했다. 박씨는 최근 발행된 월간 <현대문학> 2008년 4월호에 '까치 설' '어머니' '옛날의 그 집' 등 3편을 기고했다. 현대문학>
<현대문학> 1999년 9월호에 '새벽' 등 5편의 시를 게재한 이후 8년 7개월만이다. 시부터 습작을 시작한 박씨는 1956년 <현대문학> 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한 이후에도 틈틈이 시를 써 시집 <못떠나는 배> (1988), <도시의 고양이들> (1990), <자유> (1994), <우리들의 시간> (2000)을 펴낸 바 있다. 우리들의> 자유> 도시의> 못떠나는> 현대문학> 현대문학>
박씨는 '까치 설'은 원고지에 육필로(잡지에 영인돼 실렸다), 다른 두 작품은 주변 사람의 손을 빌려 컴퓨터 출력물 형태로 기고했다.
'까치 설'에서 박씨는 '까치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음식 내놓을 마당도 없는 아파트 천지/ 문이란 문은 굳게 닫아놨고/ 어디서 뭘 얻어먹겠다고/ 까치설이 아직 있기나 한가'라며 자연과 단절되고 나눔의 미덕을 잃은 세태를 꾸짖고, '어머니'에선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깊은 회한을 드러낸다.
17년간(1980-1997) 머물며 대하소설 <토지> 를 탈고한 강원 원주 단구동 시절을 추억하는 '옛날의 그 집'에선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 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주었고/ 사마천을 생각하며 살았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고 노래한다. 토지>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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