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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치질 수술않고 주사로 치료… 통증 없고 뒤끝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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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치질 수술않고 주사로 치료… 통증 없고 뒤끝 좋고

입력
2008.03.2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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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을 수술하지 않고 주사로 치료하는 신기원적인 치료법이 국내 도입됐다.

치질은 국내 전체 인구의 25%가 앓을 정도의 현대병. 상당수는 즉시 치료받아야 할 정도로 중증이지만 통증이 무서워 수술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변을 볼 때 심하게 탈항(항문 점막이 늘어져 밖으로 밀려 나오는 현상)되거나 염증으로 통증이 심할 때, 좌욕 치료가 효과가 없을 때는 수술이 권장된다.

하지만 주사로 치질을 치료하는 ‘ALTA 요법’의 국내 도입은 이런 사람들에게 희소식이다. 한 대장항문 전문의는 “ALTA 요법은 치질 수술을 안 받도록 하는 일종의 ‘예방주사’”라며 “이 시술이 대중화되면 치질 수술이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이 최선은 아니다

치질은 항문 안쪽과 바깥 쪽의 질환을 통틀어 가리킨다. 항문 밖으로 점막이 밀려나오면 ‘치핵’, 항문이 찢어져 피가 나면 ‘치열’, 항문 주위가 곪아 고름이 생기면 ‘치루’라고 한다. 치칠 환자의 70% 이상이 치핵이다.

직장인들이 앓고 있는 치질도 대부분 치핵이다. 보통 항문에서 안쪽으로 1.5㎝ 정도에 있는 ‘치상선’ 위쪽을 내치핵(암치질), 그 아래쪽을 외치핵(수치질)이라고 부른다. 내치핵에는 신경조직이 없어 피가 나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반면 외치핵은 혈전(피떡)이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부어 오르면서 통증을 일으킨다. 이 경우 피는 흘리지 않는다. 따라서 통증 없이 피만 흐른다면 내치핵, 출혈 없이 통증만 있다면 외치핵이다.

치핵은 증세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나뉜다. 다른 증세가 없이 피만 나면 1기, 탈항은 되지만 변을 본 뒤 바로 원래대로 돌아가면 2기, 탈항 부위가 한참 지나도 들어가지 않거나 밀어 넣어야 들어간다면 3기, 손으로 집어넣어도 들어가지 않으면 4기다. 치질 수술은 3기 이상일 때 하는 것이 좋다.

‘4단계 주사법’으로 치료

ALTA 요법은 1979년 중국에서 처음 개발된 황산알루미늄칼륨(백반)과 탄닌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주사로 치질을 고치는 치료법이다. 주성분의 영문 앞 두 글자씩을 따서 치료법의 이름이 생겼다. 주로 치질 2ㆍ3기에 시술하고, 4기도 실시한다. 하지만 4기엔 여전히 수술이 원칙이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10만건 이상을 시술했으며, 96~99%의 치료율을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후생성이 2005년 3월 ALTA 요법을 정식 승인한 이래 300여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4월 ALTA 요법의 국내 시술을 허가했다.

ALTA 요법은 치핵마다 주사를 4번 맞는 것으로 끝난다. 맞는 부위는 상극부 점막하층(1단계), 중앙부 점막하층(2단계), 점막 고유층(3단계), 하극부 점막하층(4단계)이다. 그래서 ‘4단계 주사법’이라고도 불린다. 시술이 매우 간편하면서 통증이 없고 출혈이 적으며, 시술 후 곧바로 퇴원이 가능하다. 시술 비용은 10만원 내외.

일본에서의 126건의 임상시험 결과 시술 후 28일 뒤에 치핵 크기가 평균 54%로 줄어들었다. 1년 후 재발률은 13% 정도로 낮았지만 21례(17%)에서는 발열, 혈압 저하 등의 부작용이 39건으로 나타났다.

서울 구원항문외과 이선호 원장은 “통증이 거의 없는 ALTA 요법으로도 수술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상당수 치질 환자는 이 시술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원장은 “그러나 이 시술은 내치핵이 주증상인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반면 외치핵 환자에게는 효과가 적은 편이며, 또한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대장항문 전문의에게서 시술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지난 16일 ALTA 요법 강습회를 개최했으며 앞으로 계속할 예정이다.

기존 비수술 치료보다 효과 좋아

비수술 치질 요법으로는 ‘고무밴드 결찰술’이 그동안 가장 많이 쓰여왔다. 고무밴드로 치핵 덩어리를 단단히 묶어 피가 통하지 않도록 해서 조직이 떨어져 나가게 하는 것이다. 완치율은 80% 정도다. 치핵이 심하지 않은 1기와 2기, 3기 초기의 경우에 시행한다. 단 치핵 덩어리가 너무 크거나 작은 경우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보통 3주 간격으로 3회 정도 시술한다. 대항병원 치질클리닉 도재태 과장은 “고무밴드 결찰술 치료시에는 감염,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치료 경험이 많은 외과 전문의에게 시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기를 이용한 치질 소작술, 레이저를 이용한 소작술 등이 있으나 한 대장항문 전문의는 “기존 비수술 요법은 기대만큼 효과가 나지 않아 널리 쓰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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