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가 시설자금으로 418억원을 차입해 용도대로 쓰지 않고 부도 위기에 놓인 특정회사의 어음을 매입한 후 이 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해 1,800억원 대의 자금을 다시 지원하는 등 엽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증권예탁결제원은 신규직원 채용과정에 점수조작으로 순위 밖의 응시자를 부정 합격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달 초 31개 주요 공기업을 대상으로 10일간의 예비조사를 실시, 이 같은 비리를 밝히고 대한석탄공사 김원창 사장 등 임직원 4명, 증권예탁결제원 조성익 사장 등 6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은 24일부터 진행중인 본감사에 직무감찰 전문요원 40여명을 추가투입, 공기업 비리는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6일 감사원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4월 시설투자를 목적으로 차입한 418억원을 1차 부도 상태인 M건설의 어음을 매입한 후 매입어음의 거래가 중단되자 투자금 손실을 우려, M건설에 같은 해 6월부터 11월까지 31차례에 걸쳐 1,800억원을 저리 융자해 부도를 막아주었다. 이 과정에 석탄공사는 퇴직금 중간정산 용도로 자금이 필요하다는 허위문서로 1,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 지원자금을 마련했으며 담보없이 M건설에 자금을 빌려줘 회수 전망도 불투명하다.
또한 증권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1월 하반기 신규직원을 채용하면서 필기시험 점수는 물론 면접점수까지 조작, 순위 내 5명을 탈락시키고 합격권 밖의 지원자를 합격시켰다. 이밖에 산업은행의 금융 자회사는 2005년부터 이 회사로부터 대출 및 리스를 받은 60여 거래업체로부터 친목도모 명목으로 30만~100만원의 연회비를 받아 제주도 등에서 매년 2, 3차례 골프모임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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