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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탈모, 의학적치료가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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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탈모, 의학적치료가 '1순위'

입력
2008.03.2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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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탈모 인구가 900만명을 넘어섰다. 일시적인 탈모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까지 더하면 그 숫자는 훨씬 커질 것으로 짐작된다. 탈모 인구가 증가하면서 언론 매체와 인터넷에서도 탈모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각종 매체를 통해 하루에도 수십건의 탈모 기사가 쏟아지고 있으며, 탈모 고민을 나누는 인터넷 커뮤니티 가입자만도 20만명을 훌쩍 넘었다. 탈모 관련 시장도 2005년에 비해 2배 커져 1조원에 육박하는 등 ‘탈모치료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만하다.

몇 년 전만 해도 탈모는 일부 남성의 특이한 외모나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젠 사회적 이슈가 됐다. 특히 취업, 결혼 등 중요한 시기를 앞둔 젊은 탈모 남성의 비율이 크게 늘고 있는데, 그 2명 중 1명은 20대에 탈모가 시작됐을 정도다.

탈모의 90% 이상은 유전 때문이지만, 탈모가 젊은 연령대까지 확대된 이유로는 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서구화된 음식, 과도한 긴장,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다. 또한 최근 ‘꽃미남’ ‘훈남’ 등으로 남성 외모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탈모에 대한 관심도 증대돼 치료 시기가 당겨지는 것도 탈모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이다.

젊은 남성에게 탈모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위축감 뿐만 아니라 결혼, 취업, 승진, 이직, 인간관계 등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탈모 치료효과를 과장하는 업체 광고나 잘못된 치료 정보가 인터넷과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해 만연하고 있다.

얼마 전 한 TV 고발 프로그램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과대 홍보해 거액의 돈을 받는 두피관리업체에 관한 내용이 방송된 바 있다. 머리카락이 난다는 말에 두피 관리에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쓰고도 탈모가 계속 심해졌다는 피해자 인터뷰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탈모 남성은 암에 걸린 것과 같은 스트레스를 받지만, 정작 의학적인 치료는 등한시한다. 이는 국민이 피부질환으로서의 탈모 치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 한 온라인 탈모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탈모로 고민하는 남성 10명 중 1명만 전문의 상담을 통해 진단ㆍ치료를 받는다고 답했다. 나머지 9명의 탈모 남성은 비의료기관이나 검증되지 않은 두피관리 제품이나 식이요법에 의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탈모는 두피의 혈액순환 촉진과 식이요법 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탈모 유발 원인인 몸 속 물질을 억제하고 건강한 머리카락이 날 수 있도록 하는 의학적인 치료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온라인 등의 정보나 소문을 맹신하지 말고 증상이 시작됐을 때 곧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 초기에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통한 약물치료만으로도 탈모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탈모는 일단 나타난 이후부터는 계속 악화하는 질환이어서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모발이식술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탈모가 의심되면 곧바로 피부과 검진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법을 조언받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병원을 찾은 뒤에는 전문의의 처방을 신뢰하고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간혹 단기 치료효과만을 기대하고 의학적 탈모 치료를 포기하는데, 탈모는 특성상 수개월 이내의 단기간 치료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보기 어렵다. 장기적 안목에서 치료해야 한다.

탈모 환자들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기를 펴고 살 수 있도록 올바른 치료법을 알리고 선도하는 것도 의료진에게 있어 치료 못지않게 중요하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올해 대국민 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평소에 병원을 찾기 힘든 남성 집단을 찾아가 피부건강 강의와 탈모 무료검진을 실시할 예정이다.

심우영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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