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골프를 치던 한국인이 다른 한국인을 카트로 치어 다치게 했다가 국내 법정에 서게 됐다.
26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의 한 골프장에서 전동카트를 몰던 중, 운전 미숙으로 길가에 정차된 카트에서 공을 꺼내던 다른 한국인 B씨를 들이 받았다.
B씨는 정강이 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형사처벌 하지 않지만, 양측이 원만한 합의에 실패하면서 B씨는 A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한국인이라는 점을 감안, '속인주의'를 적용해 A씨를 26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형법 3조는 '본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비록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 국민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고, 자동차관리법상 골프장 카트도 자동차라는 판례가 있어 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구지법은 지난해 7월 카트에서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쳐 사망한 사람의 유족이 골프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카트도 자동차에 해당하므로 사고가 나면 자동차손해배상법에 따라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마용주 공보판사는 "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한국인이 저지른 범죄 또는 한국인이 피해자인 범죄나, 외국인이 한국 화폐나 유가증권을 위조한 범죄 등 예외적인 경우에 대해서는 국내 법원이 재판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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