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냉동만두 등 중국산 불량 식재료 때문에 홍역을 치른 일본에서 비싸더라도 국산 식재료를 팔고 쓰자는 가게나 음식점이 늘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전국에 827개 점포를 갖고 있는 할인편의점 '숍99'는 지난해 가을부터 국산 식재료의 판매비율을 높여 현재 채소는 100%(이전은 90%), 냉동식품은 70%(약 50%)가 국산이다. 10개의 음식점 브랜드를 갖고 전국에 3,0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는 대형 체인 레스토랑 '스카이 락'도 "국내 공장에서는 신선도 높은 국산 식재료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농림수산성 식물방역소에 따르면 냉동만두사건이 보도된 1월 말부터 한 달 동안 검역 기준 중국산 채소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72% 수준으로 감소했다. 도쿄(東京) 도심의 명물 어시장 쓰키지(築地)시장에서 중국산 마늘, 생강, 죽순 등의 취급량은 전년 대비 60~80%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이 시장의 채소 값이 최근 5, 6년 사이 최고로 올랐다.
선술집 이자카야(居酒屋)에도 국산 식재료 사용이 유행이다. 이자카야는 문밖에 주로 홍등(紅燈)을 내걸고 영업하는데 최근에는 정반대 색깔인 녹색등을 내건 집이 늘고 있다. 마루야마 기요아키(丸山淸明) 중앙농업종합연구센터 홋카이도(北海道)농업센터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녹색등은 '국산 식재료 사용 표시'의 기능도 한다.
칼로리를 기준으로 식재료의 국산 비율이 50%를 넘으면 등에 별 표시 하나를 새겨넣어주고 10% 늘어날 때마다 하나씩 별을 추가한다. 2005년 4월 홋카이도 오타루(小樽)시에 1호점이 생긴 이후 올해 2월 초까지 가맹점은 100호. 하지만 냉동만두사건 이후 2주 동안 100개 점포가 한꺼번에 추가로 신청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 같은 국산 식재료 사용 붐에는 농산물 자급률이 너무 낮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루야마 소장은 "녹색등을 단 데는 국산 식재료를 쓰는 음식점을 도와 국내 농가를 지원하고 결과적으로 국산 농산물 자급률을 높이자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