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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리만 요란한 '작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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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리만 요란한 '작은 정부'

입력
2008.03.2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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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개혁이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이명박 정부의 '작은 정부론'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각 부처마다 각종 태스크포스(TF) 팀을 만들어 부처 통폐합 등으로 자리가 없어진 간부를 팀장으로 앉히는 등,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인력 감축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유통구조 개선, 규제개혁 등 7개의 TF 팀을 신설하고, 각 팀장에 무보직 국장들을 임명한 것은 공무원 감축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로 전락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사례다. 다른 부처들도 기획재정부를 본떠 각종 TF팀을 구성해 유휴 인력을 재배치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명박 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참여정부 시절 비대했던 정부조직 중 3부ㆍ2처ㆍ1실ㆍ5위원회를 없애고 공무원 3,427명을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부처들의 최근 실태를 보면 정부개혁은 출발부터 뒷걸음질 치고 있었던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국무회의에서 기획재정부의 편법 인력 감축을 강하게 질타하며, 행정안전부에 대해 부처별 인력 감축계획을 보고하라고 한 것은 공직사회의 온정주의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대통령에게 혼줄이 난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도 어제 TF팀을 해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뒷맛은 개운치 않다. 일부 부처는 여전히 인력확충과 각종 TF팀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부문을 수술한 뉴질랜드는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뉴질랜드는 1990년대 중반 중앙부처 공무원수를 9만 명에서 3만 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효율성이 없는 정부조직과 공기업들은 민영화했다. 이런 개혁에 힘입어 뉴질랜드는 세계은행 등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려면 정권 출범 초기 공공부문 개혁의 고삐를 죄어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머슴', '기업 도우미'로 환골탈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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