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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문' 위기 정동영계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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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문' 위기 정동영계 부글부글

입력
2008.03.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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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측은 지역구 공천에 이어 비례대표 공천에서마저 전멸하자 손학규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는 등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25일 정 전 장관측 분위기는 폭발 일보 직전이었다. 정 전 장관측은 “최소한의 정치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북ㆍ남부벨트를 책임지자고 하고서 이런 식으로 전멸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정 전 장관이 공천을 반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앞서 전날 비례대표 후보자가 발표되자 정 전 장관은 즉각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는 감정 섞인 성명을 내놓았고, 정 전 장관측 좌장격인 박명광 의원도 “DY계의 씨를 말리려는 것”이라며 최고위원을 사퇴했다.

이처럼 격앙된 배경에는 비례대표 후보자에 박 의원을 포함해 이재경 공보특보, 당의 재정문제를 전담해온 송현섭 전 의원 등 정 전 장관측 인사는 비례대표 후보에 한 명도 끼지 않은 반면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의 인사들로 채워졌기 때문.

전문성과 개혁성, 소외지역을 배려했다는 당의 자평과는 달리 손, 박 두 대표가 각각 7대3으로 나눠가졌다는 게 정 전 장관측의 분석이다. 더욱이 정 전 장관측 대표주자 격인 이재경 특보가 탈락하면서 손 대표의 핵심 측근인 정성운 사무부총장이 자진 사퇴한 것도 물타기용이라며 더욱 기분 나빠하는 표정이다.

하지만 정 전 장관측이 대응강도를 높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한 측근은 “선거가 임박해 있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며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나오지 못하는 이유와 같은 것 아니냐”고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시민사회세력도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김상희 최고위원(11번 배정)를 제외하고는 죄다 탈락했기 때문이다. 일부 당직자는 김호진 고려대 명예교수와 양길승 녹색병원장이 배제되자 당무를 거부하기도 했다. 전민용 선대위 부대변인은 “민주세력이 어려울 때 통합에 힘을 실어준 게 시민사회세력 아니냐”며 “비례대표를 나눠먹기로 끝낸 것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구태”라고 성토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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