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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狗는 관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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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狗는 관리돼야

입력
2008.03.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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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개고기 논쟁이 뜨겁다. “많은 시민들이 먹고 있지만 위생점검 등 체크가 안 되는 음식이 고민이었다. 포장마차에서 고급 음식점에까지 정말 많더라. 대표적인 것이 개고기였다.

따져보니 축산물가공처리법으로 도축ㆍ보관ㆍ유통 등을 관리할 수 없었다. 뜨거운 감자라고 뭉그적거리고만 있을 순 없다.” 개고기를 관리대상에 넣고 안전한 먹거리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서울시의 방침을 설명한 담당 공무원의 하소연이다. 공공연히 널리 사고파는 음식이므로 감독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 자체가 합법화하고 조장하는 짓이라는 반론도 많다.

■지난 달 AFP통신은 굶주린 한국에서 한 남성이 자신이 세들어 사는 집 주인의 애완견 치와와를 방에서 구워먹으려다 경찰에 체포됐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국내에선 가십 정도로 비치고 말았으나 프랑스에선 포털사이트를 통해 크게 소개됐다. 기사는 한국인이 구워먹으려 했던 개는 식용인 ‘구(狗)’가 아니라 애완용 ‘견(犬)’이었음을 강조했다.

88서울올림픽 때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가 개고기 먹는 것을 야만적 행위로 비난하자 당시 한국외교관이 “한국에선 ‘구’와 ‘견’을 엄연히 구분하고 있다”는 공식(?) 논평을 냈던 것을 여태 기억하고 있다.

■영국은 조금 다른 듯하다. 아무래도 실용성이 강하다. 우리의 축구 영웅 박지성이 활약하는 맨체스터Utd 팀의 팬들은 그를 위한 응원가를 만들어 부른다.

의역하면 ‘박지성, 개고기 먹는 박지성, 힘내라, 저들은 국회의원도 쥐를 잡아 먹는다’는 내용이다. ‘저들’은 맨유팀의 최대 라이벌 리버풀 팀이고, 상대를 약 올리기 위한 노래지만, ‘개고기 먹으면 어때, 열심히 달려 슛 골인’ 정도가 될 것 같다.

쥐를 잡아먹는다는 지역의 팀과 그렇게 신나게 축구를 하고, 개고기 먹는 나라의 선수라고 혐오할 이유가 없다는 그들의 인식에 공감이 더 간다.

■도축방법을 규제하고 위생검사를 제대로 하려면 축산물가공처리법의 ‘가축’에 포함돼야 한다. 개는 1975년 가축에 포함됐으나 외국언론의 지적이 잇따르자 3년 뒤 제외됐다.

현행법은 칠면조 거위 당나귀까지 가축(13종)으로 규정하고 있다. 88서울올림픽 전후 외국인의 시야에서 잠시 가려졌지만 보신탕집은 서울에만 500~600 곳이 있고, 전국에서 연간 200만 마리 정도의 ‘구’가 소비되고 있다. 현실이 이런데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할 수 없다는 서울시 입장에 공감한다. 우리집엔 애완견이 있고, ‘구’를 더러 먹었지만 즐기는 편은 아니다.

정병진 논설위원 bj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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