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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세계 이기적인 '굿 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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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세계 이기적인 '굿 초이스'

입력
2008.03.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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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초이스(Good Choice)요? 처음 듣는데요."

신세계백화점이 제조업체와 공동으로 가격을 대폭 낮춘 굿초이스 상품을 개발 판매한다고 발표한 24일, 참여사로 거론된 A브랜드 상품본부장은 "황당하다"고 말했다. 굿초이스라는 명칭은 물론 협력해달라는 요청도 사전에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동일 브랜드의 상품을 품질도 유지하면서 기존 가격보다 20~­50% 싸게 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신세계에만 싸게 공급하면 다른 백화점은 가만히 있겠는가"는 말이 솔직한 현장의 목소리다.

기존의 공동기획상품과 달리 일종의 PB(자체상표) 상품군으로 장기적으로 개발, 25일부터 시판한다는 발표도 사실과 달랐다. B브랜드 영업담당자는 "굿초이스라는 이름으로 새로 개발된 상품이 아니라 봄 신상품으로 매장에 나왔던 상품 중 3개 품목을 포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들은 신세계에서 독점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지난달 29일부터 타 백화점 매장에서 철수하고 신세계에서만 판매중이었다. 그나마 판매는 이달 31일까지다.

신세계 측은 이 같은 지적에 "PB는 굿초이스라는 가격파괴형 상품군을 계속 유지한다는 의미이지 참여 브랜드나 제조업체가 계속 상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존의 공동기획상품과의 차이점은 결국 이름을 붙였느냐 안붙였느냐에 불과한 셈이다. 공동기획상품도 일정부분 백화점 마진을 깎아주는 것이 관행인데 말이다.

백화점 마다 가격파괴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려는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물가안정에 올인하고 있는 새정부의 정책에 적극 발맞추겠다는 의지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제조업체와 사전 교감 없이 밀어붙이거나 과도하게 부풀리는 것은 소비자를 호도하는 것은 물론 상품 질을 저하시키는 또 다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생색은 유통업체가 내고 실제 가격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은 제조업체에게 떠 넘기는 것은 백화점의 전형적인 횡포"라는 지적에 자신있게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성희 경제부차장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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