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에서 지고 2차전에서 이기면 우승한다는 ‘전설’이 사실인가 봐!”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한병석 사무국장은 입이 쩍 벌어졌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22일)에서 무릎을 꿇었던 GS칼텍스가 2차전(23일)에서 대역전극을 펼쳤기 때문. 이성희 감독대행조차 패배를 직감했었기에 “‘이렇게 이길 줄은 몰랐다”고 고백했다.
흥국생명은 여자배구가 프로화한 2005~06시즌과 2006~07시즌에 각각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1차전은 지고 2차전을 이기면서 힘을 냈다. KT&G가 2005년에 우승할 때도 도로공사에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부터 3연승했다. 우연의 일치였지만 GS칼텍스는 ‘챔프전 징크스’라고 믿고싶은 눈치다.
GS칼텍스 선수들은 22일 1차전에서 지자 “1차전 패배가 우승 공식이다”며 서로 위로했다. 세터 이숙자는 2차전에서 이기자 “1차전을 지고 2차전을 이기면 우승한다던데…”라며 웃었다. 곁에 있던 용병 하께우는 한국말로 “멋져 부러~”라며 킥킥 웃기도. 큰 경기 경험이 없던 만년 하위 GS칼텍스 선수들은 모처럼 활짝 웃으며 부담을 덜었다.
반면 흥국생명은 뜻밖의 패배에 충격을 받았다. 회사 고위 간부가 “설마, 이러다 뒤집히는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 배구 전문가들은 “GS칼텍스의 선전으로 챔프전이 재미있어졌다”면서도 “그러나 김연경이 버틴 흥국생명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성희 감독 대행은 “연경이가 힘들어 하니 3차전도 이길 수 있다”며 심리전을 펼쳤다.
아직까지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흥국생명이 앞서지만 분위기는 GS칼텍스가 더 좋다. 흥국생명이 자신이 만든 징크스에 흔들리면 승리의 여신이 GS칼텍스로 발길을 돌릴 수 있는 셈이다. 챔프전 3차전은 26일 오후 2시 인천에서 열린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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