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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드라마 작가들이 본 SBS '온에어' 속 스타작가 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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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드라마 작가들이 본 SBS '온에어' 속 스타작가 서영은

입력
2008.03.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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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온에어> 의 한 장면. 드라마 스타 작가 서영은(송윤아)이 캐스팅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작품을 집어치우고 대만의 휴양지로 날아간다. 방송사 드라마 PD들은 그녀의 돌발행동을 잠재우기 위해 갖은 달콤한 말로 비위를 맞추고, 그녀는 자신을 데리러 온 PD에게 '비즈니스 티켓'을 끊어주면서 혼자 있고 싶다고 퉁긴다.

연기자와 연출자의 생활은 여러 콘텐츠를 통해 익숙할 정도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독방에 홀로 앉아 밤을 낮 삼아 작업해 옥고를 내놓는다'는 단순한 그림만 그려져 왔을 뿐 드라마작가의 실상은 베일에 가려져 온 게 사실이다. 때문에 <온에어> 의 주인공 서영은의 휘황찬란한 작가의 삶이 시청자들에겐 조금 생소하다. 과연 극중에서 드러나는 드라마작가에 대한 묘사는 얼마나 현실과 닮아 있을까. 드라마작가들에게 물어봤다.

24회에 5억, 순식간에 '대박'

<온에어> 의 서영은처럼 정말 성공한 드라마작가는 돈을 물쓰듯할 수 있을까? 최근 연달아 위트 넘치는 대본으로 세 작품을 빅히트시킨 K작가의 경우 신작 드라마 작업에 들어가면서 24회 기준 5억 원을 받았다. <온에어> 에서 다섯 작품 만에 아무렇지도 않게 해외여행을 나가 펑펑 돈을 써대는 모습의 '대박'은 현실에서 다반사라는 의미이다.

초대형 작가로 꼽히는 A씨는 한 때 방송사 드라마 국장의 인사권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고 방송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의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치자 그가 힘을 실어주는 인사, 그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곧 드라마 국장이 된다는 속설이 돌 정도였다.

<온에어> 의 서영은이 "말 막하지 마세요, 당신네 사장도 나한테 존댓말 한단 말이에요"라며 방송사 간부에게 쏘아대는 모습도 크게 사실과 벗어나지 않는 셈이다.

지방에서 떡볶이도 공수

드라마작가가 제작진을 부리는 상황도 벌어질까. 익명을 요구한 한 작가는 "모 작가는 조연출에게 지방에 있는 분식집의 떡볶이를 사서 아이스박스에 넣어 서울로 '공수'하라는 기상천외한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말한다.

작가가 연출자의 영역에까지 손을 뻗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L작가는 소품으로 쓰이는 용기까지 "일반 냉장고용 플라스틱 그릇은 안 되고 고급스러운 모 제품을 사용하라"고 대본에 지적하고, 지문을 통해 연기자들을 대놓고 질책하기로 유명하다.

현실이 이러다 보니 작가와 PD들의 줄다리기도 늘 벌어지는 모습이다. 대본은 작가가 쓴다지만 현장에서 연출자가 각본을 임의로 고치는 일이 생긴다. SBS의 한 인기 드라마의 경우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아 PD와 연기자들이 촬영장에서 상당 부분을 애드립으로 바꿔 처리해 이에 맞서는 작가와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졌다.

산소호흡기 물고 끽연도

드라마작가의 유별난 캐릭터를 보여주는 <온에어> 의 서영은은 주변에서 "아무도 못 말린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스트레스로 인한 비뚤어진 행동을 일삼는다. 영화와 달리 매주 2회분가량의 대본을 쏟아내야 하고, 이로 인해 '쪽대본'이란 기형적인 창작물을 배급하는 만큼 그들이 감내하는 스트레스의 양은 엄청나다.

한 스타작가는 담배를 피워야 글이 써지는 타입인데 공기가 너무 탁해 방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고, 그렇다고 창문을 열자니 너무 추운 나머지 산소 호흡기로 공기를 마시며 담배를 피웠다는 전설 같은 일화도 전해진다.

병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집필한 A작가는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자신의 평가를 꼭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그는 "인터넷의 댓글을 보며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한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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