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이재오 출마 황당"

이명박 대통령 핵심 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25일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불출마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데 대해 “55명의 충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총선 후에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부의장 불출마를 요구한 55명은 생육신”이라며 “역사를 보면 충신들이 결국에는 항상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부의장 출마가 잘못됐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는 것으로 총선 이후에도 당내 갈등이 계속 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정 의원은 이재오 의원의 출마 결정에 대해서도 “‘바른 길이니까 함께 가자’던 이 의원이 갑자기 출마하겠다고 하니 너무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_ '이상득 불출마 성명' 주도자가 정 의원이라는 말이 있다.

“사실이 아니다. 남경필 의원이 문제 제기를 한 이후 이재오 의원이 불출마하겠다고 나서자 이 의원 혼자 희생물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소장파들이 뜻을 모으게 된 것이다. 소장파들이 나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했고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어 돕게 됐다.”

_불출마 요구에 참여한 배경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손해를 보는 것은 참아도 이치에 안 맞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불출마가 이 부의장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권력투쟁의 요소도 전혀 없다.”

_뜻이 관철되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용기 있게 얘기했다는 점은 평가해야 한다. 이 부의장이 그러한 충정을 받아줬으면 총선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었는데 우리의 충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총선 후에 평가받을 것이다.”

_이 부의장 출마가 총선에 악영향을 주나.

“이미 오래 전부터 악영향을 줘 왔다. 현장에서는 절실히 느끼고 있다. 과반 의석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이 대통령에 누가 되는 것이다.”

_권력 투쟁이라는 시각이 있다.

“권력 투쟁으로 몰고 가는 시각은 잘못됐다. 굳이 얘기하면 충신들이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충신은 주군만을 생각하고, 간신은 주군을 위하는 척하면서 자기 자신을 위한다. 역사를 보면 충신들이 일시적으로 패배할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항상 승리한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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