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극장가의 지상과제는 '마른 수건이라도 짜고 또 짜라'는 것이다.
올해 관객이 지난해 수준에 못 미치면서 극장가의 불황탈출 몸부림은 원가절약 노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티켓 종이 바꾸기. CGV는 빳빳한 재질에 컬러 인쇄까지 가능했던 기존의 티켓 종이를 은행 등에서 대기표로 많이 쓰는 얇은 종이로 바꿀 계획이다. 11,12원 하던 티켓 원가를 약 30% 수준인 3원까지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CGV는 경기 부천시 역곡점에서 새 유형의 티켓을 시험 도입해 운영 중이며 올 상반기 전국 지점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CGV는 전국 지점에 이 티켓을 도입할 경우 1년에 약 6억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티켓 도입의 걸림돌은 마니아 관객층. 이들 대다수는 티켓 수집을 극장을 찾는 또 다른 재미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규 CGV홍보팀장은 "열성적인 영화 팬들의 의견을 마냥 무시할 수 없다"며 "새 티켓에 기존 티켓의 특징을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메가박스는 티켓에 광고를 삽입해 불황타개에 나섰다.
업무 효율 극대화를 통한 비용절감 노력도 눈물겹다. CGV의 경우 최근 한 컨설팅업체의 의견을 받아들여 극장 직원들의 동선을 최대한 줄이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간소화했다. 티켓을 출력한 후 영화명과 상영시간 등을 색연필로 체크하며 일일이 안내하던 기존 서비스는 과감히 없앴다. 이에 따라 고객 당 평균 응대시간은 70초에서 50초로 줄었다.
각 극장들은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무인판매기도 전진배치하고 있다. 인터넷 예약 티켓 발급 기능 정도에 그쳤던 무인판매기에 신용카드 할인적용과 좌석지정 기능 등을 더해 효율성 강화의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다.
임성규 롯데시네마 마케팅팀 과장은 "불황극복의 최선책은 관객을 최대한 편리하게 하는 것"이라며 "경비절감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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