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보이콧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남부 피레네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올림픽 개막식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든 선택이 열려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티베트 사태에 대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 대통령 비서실 측도 “프랑스는 베이징 올림픽의 모든 경기에 불참하자는 요구에는 반대하지만 개막식 보이콧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개막식 보이콧이 개인적 차원인지 프랑스 대표팀 차원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평화적 해결’이란 원론적인 해법만 반복하는 주요국 지도자들의 태도와는 상반돼 주목된다. 그러나 이날 미국 백악관 측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 계획에는 변함 없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 뿐만 아니라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 라마 야드 인권담당 국무장관 등도 티베트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를 압박하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쿠슈네르 장관은 전날 “중국의 티베트 시위 강경 진압은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야드 장관도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달라이 라마가 프랑스를 방문한다면 기꺼이 영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주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티베트 사태에 침묵으로 일관한다”며 지도자들의 개막식 보이콧을 촉구하는 등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는 여론의 압력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RSF는 전날 프랑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53%가 사르코지 대통령의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전도 중국 정부가 티베트 시위에 대한 보도를 금지할 경우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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