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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푸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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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푸른 꽃

입력
2008.03.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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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발리스/민음사

독일의 낭만주의 시인ㆍ소설가 노발리스가 1801년 3월 25일 폐결핵으로 29세의 나이에 숨졌다. 그의 본명은 게오르그 필립 프리드리히 폰 히르덴베르크다.

노발리스(Novalis)라는 필명을 쓴 것은 1798년,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을 한 기간은 그때부터 죽기까지 4년여에 불과하지만, 그는 낭만주의의 대표 작가다. 노발리스는 라틴어로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자’라는 뜻이다. 그는 이를 자신의 필명으로 삼음으로써 미지의 것, 새로운 정신과 삶을 동경하는 낭만주의자임을 선언했다.

노발리스가 예나, 라이프치히, 비텐베르크 대학 등에서 수학하며 만난 실러, F. 슐레겔, 피히테, 횔덜린 그리고 괴테가 그와 동세대이거나 조금 앞선 인물들이다. 하지만 그에게 낭만주의의 결정적 영감을 준 것은 이 모든 이들과의 교유보다 소피 폰 퀸이라는 한 소녀와의 만남이었다.

스물세 살 때 자신보다 열 살 아래의 소피와 만난 노발리스는, 슐레겔의 회상에 따르면 “그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시인이 되었다”. 둘은 약혼하지만 소피는 3년 후 결핵으로 죽고 만다. 노발리스의 미완의 대표작(그가 죽고 1년 후에 출간됐다)인 소설 <푸른 꽃> 은 그 상실감과 고통이 문학으로 결정(結晶)된 작품이다.

<푸른 꽃> 의 원제는 ‘하인리히 폰 오프터딩엔’이다. 13세기초의 전설적인 기사시인 하인리히가 꿈 속에서 푸른 꽃으로 나타나는 소녀를 동경해 길을 떠나고, 그 도정에서 낯선 세계와 만나 다양한 체험을 하며 시와 사랑과 삶을 깨달아가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푸른 꽃은 곧 그리움이자 인간의 마음, 그리고 세계인식의 상징이다.

이 소설은 또한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를 “시를 시로써 망가뜨려 놓았다”고 혹평했던 노발리스가 괴테에 대한 일종의 도전으로 쓴 작품이기도 하다. 나중에 시인 하이네가 “작품 곳곳에서 푸른 꽃이 반짝이고 드높은 향기를 풍긴다”고 평하면서 원제보다 ‘푸른 꽃’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작품은 곧 독일 낭만주의 전체의 상징어가 됐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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