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학생 납치ㆍ살해 사건 피해자인 이혜진(11)양과 우예슬(9)양이 다니던 명학초등학교 전교생 853명을 대상으로 25일부터 심리치료가 시작된다.
24일 경기도교육청과 명학초교에 따르면 심리치료는 도교육청이 위촉한 관련분야 박사 및 석사학위소지 전문상담교사 4명이 학생 여러 명과 동시에 상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치료는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혜진ㆍ예슬양과 같은 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혜진ㆍ예슬양과 같은 또래인 5학년ㆍ3학년 학생들은 2주에 걸쳐 하루 1학급씩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상담 치료를 받게 된다. 나머지 학년 학생들은 전문상담교사 인력이 없는 명학초교의 상황을 고려, 각 반 담임교사들이 전문 상담교사 연수를 받은 뒤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도교육청은 불안 증세가 심한 학생들로부터 별도의 신청을 받아 개별 상담을 진행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에 대해서도 심리치료를 병행키로 했다.
명학초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가 서둘러 실시된 것은 19일 이 학교가 혜진양이 배정된 5학년3반 학생 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인 16명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학급 담임 송선주 교사는 “학교 차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다른 학년에 비해 5학년생과 3학년생들의 심적불안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혜진이와 예슬이반 학생들은 ‘날이 어두워지면 뒤에서 귀신이 쫓아오는 것 같다’, ‘마음이 불안하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학부모 최선주(36ㆍ여)씨는 “아이가 아직 휴대폰도 없고 불안해서 학교 끝날 시간에 맞춰 매일 마중을 나오고 있다”며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한 번도 마중을 나온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명학초교 이윤형 교장은 “사건 자체가 3개월 이상 지속됐으며, 끔찍한 사건 내용이 매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감수성이 많은 아이들이 매우 힘들어 하는 것 같다”며 “학교가 하루빨리 평상시 분위기를 찾을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서두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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