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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 '인력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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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 '인력 다이어트'

입력
2008.03.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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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수도권에 있는 한 건설사의 아파트 공사현장. 총 1,300여 가구가 들어서는 이 대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사의 파견 인력은 불과 24명. 이 회사가 8년 전 같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데 투입했던 인원(33명)의 3분의 1 가량 일손이 줄었지만 당시 만든 '성냥갑' 아파트보다 더 복잡하고 짜임새 있는 첨단 아파트를 짓는다.

최근 아파트의 고급ㆍ첨단화로 단지와 평면 설계, 조경 등이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졌지만 착공에서 준공까지 공사를 총괄하는 현장 인원은 전보다 현저하게 줄었다.

현장에 투입되는 본사 인력에 대해 대다수 대형 건설사들이 '대외비'를 이유로 공개하기를 꺼리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외환위기 때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형 건설사의 공사 현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600여 가구를 짓는 경기 북부의 아파트 공사의 현장 사무소 인력은 16명밖에 안된다. 다른 현장 같으면 25명 이상은 돼야 하는데 '슬림화 시범 현장'으로 지정돼 인력이 대폭 줄었다.

이 건설사에는 이런 시범 현장이 3곳이나 있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따져 타당성이 나오면 추가로 확대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건설업체들이 이처럼 현장팀 인력을 대폭 꾸준히 줄일 수 있는 것은 전산 시스템의 발달 덕분이다. GS건설의 경우 토털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시스템(TPMS)이란 작업관리프로그램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해 나가고 있다.

TPMS이란 하루하루 업무수행에 필요한 자재 및 인원, 장비의 계획과 실행을 지원해 업무처리 절차를 최적화하는 시스템. 이를 통해 과거 협력업체와 본사 직원 3~4명이 체크했던 번거로운 일이 모두 사라졌다.

현장 직원의 '맥가이버화'도 현장팀 슬림화의 한 요인이다. 임대주택 사업을 주로 하는 중형 건설사의 경우 3~4년 전 임대주택 관리영업소에 4~5명의 직원을 투입했다면 지금은 두 명이 모든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만큼 현장소장의 업무가 대폭 늘어났음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현장팀 인력이 줄어드는 추세인데도 아파트 공사기간은 더 빨라지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파트가 점차 고층화 되고 구조도 복잡해지면서 설계ㆍ시공이 까다로워지고 있지만,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10년 전 3년6개월 걸렸던 공사가 현재는 평균 2년6개월이면 된다"고 전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이영환 연구위원은 "과거 모든 건설과정이 현장 중심으로 갔다면 지금은 통합관리를 통한 본사ㆍ현장ㆍ협력업체 간의 시스템화, 회사의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통한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투입 인력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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