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낮 12시 동대구역에는 “박근혜” “박근혜”를 외치는 연호가 터져 나왔다. 전날 한나라당의 공천을 강력 비판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한 박근혜 전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KTX편으로 도착한 것.
이날 동대구역은 박 전 대표를 맞이하는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천에 탈락된 박종근 이해봉 이인기 김태환 송영선 의원 등 친박 무소속 의원과 공천을 받은 유승민 서상기 최경환 의원은 물론이고 친이명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주호영 의원과 홍지만 권용범 유재한 예비 후보들까지 대거 마중을 나왔다.
대구ㆍ경북 지역에 출마하는 어떤 후보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박 전 대표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대구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기자회견으로 대구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며 “친박계 인사들의 지지도가 많이 올라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친박계 의원들과 함께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선거사무실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강재섭 대표 불출마 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내가 (어제) 이야기한 것과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강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불공정 공천의 수습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이다.
또 친박 무소속연대와 친박 연대의 유세 지원에 대해 “어제 이미 다 말씀 드렸다”며 구체적인 지원 유세는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옆 자리에 앉아 있던 무소속 박종근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지원 유세를 간접 요청했으나 박 전 대표는 미소만 띠고 말았다.
당내에서 거론되는 이상득 부의장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 동반 사퇴론과 관련해서는 “그분들이 알아서 하실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향후 거취 등에 대해 “나중에 한꺼번에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박 전대표는 이날 오후4시 선거사무실에서 20여명의 당직자 및 지지자들과 만나 “여러분이 있어서 마음 든든하고, 잘 지켜주시고, 여러분 믿고 안심하고 중앙에서 열심히 일 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 전 대표는 25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를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후보자 등록을 한 뒤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고, 잘 뵙지 못했던 분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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