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구를 위한 한국일보사의 숭고한 노력에 감사 드립니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성공하리라 믿습니다.’
‘숭례문 사진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일보사에 지난 23일 1,000달러짜리 개인용 수표가 동봉된 한 통의 영문편지가 날아 들었다. 한국에 대한 사랑이 물씬 배인 편지의 주인공은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임하고 있는 버웰 B. 벨(61) 한미연합사령관이었다.
“지난해 11월 숭례문을 찾은 적이 있어요. 그때 숭례문이 수 백년간 한국민의 자부심과 문화의 상징이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당시 그는 추수감사절 휴가를 맞아 한국에 온 처남 내외, 조카들과 함께 숭례문을 찾았을 때 그는 1시간이 넘도록 국보1호를 꼼꼼히 살펴봤다. “수 차례 외침과 전쟁에도 불구하고 600년을 건재해온 숭례문 앞에서 우리 일행은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 많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로 지난달 12일 숭례문 전소 사건이 그에게 한국인 못지않은 아픔과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이유였다. “저와 아내 케이티는 참으로 슬펐습니다. 한국 역사의 위대한 상징물이 영원히 사라져버렸다고 느꼈죠.” 하지만 이들 부부는 그저 안타까워 하고있기만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인들이 숭례문을 원래 모습 그대로 복구해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경외심을 회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돕는 게 우리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들 부부가 숭례문 복원운동 동참을 ‘선택’이 아닌 ‘의무’로 느낀 데는 얼마 전 아들 내외가 입양한 한국인 딸아이의 존재도 큰 역할을 했다. “손녀 이름은 ‘진희 벨’이에요. 정말 예뻐서 이다음에 훌륭한 숙녀로 자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숭례문이 복원되면 진희와 함께 온 가족이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되기 바랍니다.”
2006년 2월 부임한 벨 사령관은 2년4개월만인 6월 한국을 떠나 전역한다. 그는 지인들이 준비하겠다는 전역 선물들을 정중히 거절할 생각이다. 대신 숭례문 복원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겠다고 했다.
그는 “가족에 헌신적인 한국인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한국인들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생산적인 사람들일 것”이라고 극찬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인과 친구가 되면, 평생 친구가 된다는 것이고, 그 말은 당신이 곤경에 빠졌을 때 언제든 도우러 오는 그런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숭례문 사진 갖기 운동’ 참여 연락처 (02)724-2000, 2005~2007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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