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월드컵 예선에서 맞붙는 남북 축구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간판 스트라이커 정대세(24ㆍ가와사키)가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북한 대표선수로 출전하는 안영학(수원)과 함께 24일 오후 4시(이하 한국시간) 홍차오 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정대세는 공항에서 가진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혼과 힘, 인생을 걸고 승부하겠다”며 남북이 벌일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차전(26일 오후 8시ㆍ훙커우스타디움)에 임하는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정대세는 “유럽파 등 한국이 최정예 멤버로 나서지만 이를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국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가 예상되지만 이를 뚫지 못하면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제치고 골을 넣겠다”며 한국전 2경기 연속골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대세는 지난달 충칭에서 열린 한국과의 2008 동아시아연맹컵 2차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27분 단 한번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을 터뜨리는 ‘킬러 본능’을 과시해 ‘허정무호’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정대세는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박지성(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해 “나는 물론 우리 팀보다 수준이 높은 선수”라고 ‘한수 위’임을 인정하면서도 “우리에게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다. 같은 뛰는 것이 기대된다.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겠다”며 경쟁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 국적을 갖고 일본에서 태어나 북한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대세는 국적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잠시 뜸을 들인 후 “그래도 나를 키워준 것은 조선(북한)이라고 여긴다”고 답했다. 정대제는 “지금은 비록 적으로 만나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며 한국 팬들의 성원을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대세는 오후 8시부터 훙커우스타디움(북한)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 합류, 컨디션 조절을 했다.
정대세의 ‘표적’이 된 박지성은 비행기 연착으로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6시10분쯤 홍차오공항에 도착하는 바람에 위엔선스포츠센터에서 이뤄진 대표팀의 야간훈련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북한전 필승의지는 뜨거웠다.
박지성은 대표팀 숙소인 크라운프라자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비행기를 14시간 이상 탄 탓에 피곤하지만 지금은 시차적응이 더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북한과의 경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다. 이번 경기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축구계가 주목하고 있는 정대세와의 대결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나는 북한선수 한명이 아니라 북한 팀 전체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정대세를 특별히 경계하지는 않는다”고 북한전 필승을 다짐했다.
상하이(중국)=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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