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재오-이상득 '동반 불출마' 시나리오, 작가는 따로 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재오-이상득 '동반 불출마' 시나리오, 작가는 따로 있다

입력
2008.03.24 18:48
0 0

한나라당 혼돈의 수습책으로 제시된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의 동반 불출마론을 놓고 배후 논란이 일고 있다.

동반 불출마론은 당초 이 의원이 23일 저녁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의원측은 24일 “동반 불출마 건의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동반 불출마론의 출처는 이 의원이 아니고 제3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동반 불출마론을 퍼뜨린 것일까. 이 대통령과 이 의원의 회동에선 무슨 얘기가 오간 것일까.

청와대의 한 핵심인사는 “이 의원이 어제 자진해 청와대를 찾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이 의원이 동반 불출마를 건의하기 위해 청와대를 찾은 게 아니라 이 대통령의 호출에 불려갔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왜 이 의원을 불렀을까. 이 관계자는 “23일 아침 ‘이 의원이 이 부의장의 불출마 압박을 주도하고 있고, 이 부의장과의 동반불출마 선언까지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고됐고, 이에 이 대통령이 역정을 내면서 이 의원을 호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독대에서 이 의원은 이 대통령으로부터 “당신이 (이 부의장의) 불출마를 주도하고 있느냐”는 질책성 질문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제가 왜 그렇게 하겠습니까”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날(23일) 오후 수도권 출마자들의 이 부의장 불출마 촉구 회견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나는 지시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 의원의 해명을 전후좌우로 살펴본 후 “동반 불출마론의 출처는 이재오”라는 정보는 잘못됐다고 결론 내렸다.

이 대목에서 다시 의문이 제기된다. 이런 잘못된 정보가 어떻게 청와대에 보고된 걸까.

청와대측은 그 장본인으로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 A의원을 지목한다. A의원이 이 부의장과 이 의원의 동반 불출마설을 퍼뜨리고 수도권 출마자들의 서명과 회견을 소장파 의원들과 함께 주도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에 보고된 ‘이 의원이 이 부의장 불출마 압박을 주도하고 있고 자신을 포함한 동반 불출마를 기획하고 있다’는 정보도 A의원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권 핵심부에서 한동안 밀렸다고 생각해온 A의원이 이번 기회에 이상득, 이재오 두 사람을 한꺼번에 날려 버리려는 그림을 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A의원은 이상득 의원측에 밀리면서 청와대와 내각 인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파다했었다.

결국 한나라당을 흔들었던 동반 불출마론은 실세들 사이에 전개되고 있는 복잡한 파워게임의 산물이자 여권의 복잡한 역학구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