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가격 거품 빼기에 나섰다. 그 동안 할인점의 생존전략으로만 여겨져 온 '가격 파괴'를 고가매장의 상징, 백화점이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들고 나선 것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25일부터 상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가격을 대폭 갖춘 'Good Choice(굿 초이스)' 상품을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굿 초이스는 신세계가 단독 또는 유명 브랜드와 공동으로 기획 생산한 상품으로 기존 유사 제품보다 가격이 20~60% 낮은 게 특징. 예를 들면 신세계가 베네통과 공동으로 원피스를 생산해 유사제품(4만9,000원)보다 1만원 정도 싸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롯데 백화점이 지난해 '그린 프라이스제'를 시행해 남성 양복의 가격 거품을 뺀 데 이어 신세계까지 백화점의 PB(Private brands)격인 굿초이스 상품을 내놓으면서 가격 파괴는 업계 전반으로 퍼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또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 불필요한 비용과 중복 투자를 줄였다. 그 동안 유명 브랜드가 온전히 떠안았던 가격 인하 압력도 5% 가량 부담했다. 식품의 경우에는 국내외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줄였다.
25일 출시되는 굿 초이스 상품군은 식품, 의류, 잡화 등 50여개 품목 연간 100억원 가량으로, 매년 품목과 물량을 확대해 2010년까지 70개 품목 35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백화점이 가격 파괴에 나선 것은 소비시장이 명품과 할인점으로 양극화되면서 백화점에서 중산층 고객들이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
복잡한 유통경로 혁신 팔걷어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백화점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상위 20%의 고객층을 겨냥한 VIP마케팅이나 편집매장 등에 주력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이례적인 시도"라며 "중산층을 붙잡아 성장 정체를 벗어나려는 방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세계 백화점부문 석강 대표는 "'굿초이스'는 세일가가 정상가격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을 극복해 가격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며 "마진을 줄여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 만큼 물가 인하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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