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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해도 안풀리는 모기지發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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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해도 안풀리는 모기지發 금융위기

입력
2008.03.2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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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처방’에 나서는 것일까.

금융위기 해결에 부심중인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결국 부실의 원천인 모기지담보증권(MBS)을 직접 사들이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자유경쟁 원리로 돌아가는 시장이 스스로 키운 부실덩어리를, ‘시장 전체의 붕괴’를 막기위해 어쩔 수 없이 정부가 나서 세금으로 사주는 셈이다.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다는 반증이지만 당장 도덕적해이 논란은 물론,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23일 잇따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영국 중앙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이 MBS를 대량으로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초기 단계’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수차례 유동성공급 조치에도 불구, 시장이 안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은 극약처방에 나설 참이라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도 23일 분석 기사를 통해 FRB의 잇단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가 한계에 부딪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모기지 금융시장 구제가 어떤 형태로든 이뤄질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은행들은 당장 이를 부인했다. FRB와 BOE측은 보도 직후, 즉각 “(현재로서는) 공적자금 투입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투입설은 확산일로에 있다. FT는 “와타나베 요시미 일본 금융행정개혁상이 ‘일본을 교훈삼아 미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며 “일본 경제 각료가 잃어버린 10년에 빗대 미국의 금융 위기가 일본보다 더 심각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미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회장도 “주택경기 침체의 핵심 불안요인인 주택압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세금을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FRB는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기준금리와 재할인율 인하라는 전통의 처방 외에도 사태 해결을 위해 갖가지 ‘기발한’ 유동성 공급책을 내놓은 바 있다.

지금까지는 신용경색으로 모기지 채권 같은 금융자산을 융통하는데 애를 먹던 금융회사들에 채권을 담보로 잡고 현금이나 국채를 한시적으로 빌려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논의되는 방식은 ‘부실한 채권’을 직접 사들이겠다는 것. 자칫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는 위험을 직접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시장의 실패를 정부가 메워준다’는 철학적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직접 매입의 효과는 부실채권을 얼마나, 어느정도 가격에 사느냐에 달려 있어 근본적 해결책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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