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42년 샐러리맨 신화' 조정남 SKT 부회장 퇴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42년 샐러리맨 신화' 조정남 SKT 부회장 퇴임

입력
2008.03.24 18:28
0 0

"나보다 잘난 후배를 키워라."

조정남(67) SK텔레콤 부회장이 24일 서울 을지로2가 SK텔레콤 사옥에서 퇴임식을 갖고 '샐러리맨 인생 42년'을 마감(본보 1월11일자 보도)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사회에 필요한 지도자는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장점을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보다 유능한 후배를 키우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라."

조 부회장의 퇴임사는 실제 그의 생활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그는 사내에서 정시(오후 6시) 퇴근으로 유명했다. 부회장 재직시는 물론, 사원, 과장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똑똑한 후배 5명을 키우면 상사는 정시에 퇴근해도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유능한 후배들에게 권한을 나눠주고 상사는 이를 감독하며 책임지라는 뜻이다.

거기에는 조 부회장의 당찬 자신감이 숨어 있다. 자신 있으니 정시 퇴근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평소에도 "후배들을 종이 호랑이로 키우지 말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했다. SK텔레콤의 한 간부는 "후배들이 나서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본인은 뒤에서 책임을 지는 스타일이었다"며 "당당함과 자신감이 SK텔레콤 직원들의 귀감이 됐다"고 추억했다.

'평사원에서 부회장까지'라는 샐러리맨 신화는 바로 이 같은 조 부회장의 자신감 속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게 SK 직원들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그는 SK그룹의 적자(嫡子)가 아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66년 대한석유공사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대한석유공사가 SK그룹에 인수된 뒤 기술부장, 기술담당 상무로 승진가도를 밟았고, 95년 SK텔레콤 전무로 옮겼다. 이어 98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0년부터 부회장을 맡고 있다.

조 부회장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가 SK텔레콤으로 옮겼을 때 당시 손길승 회장은 주 단위로 전화를 해서 행적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참다 못해 조 부회장은 "내가 전화하면 회사에 중대한 일이 생긴 것이고 없으면 잘 되는 것이니 앞으로 찾지 마라"고 답했다고 한다. 조 부회장은 "모든 것이 서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직장 생활의 기본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조 부회장의 자신감과 후배들에 대한 신뢰 덕분에 SK텔레콤은 국내 1위의 이동통신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은퇴 후 거취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는 "조직이나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이라며 "꿈을 가진 자만이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낙천적이고 긍정적으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것"이라는 말로 고별사를 끝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원로인 그를 위해 25일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그룹 사장단이 참석하는 경영회의 이후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