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이라고 다 같은 이익은 아니다. 좋은 이익과 나쁜 이익을 구분해야 한다.’
남용(사진) LG전자 부회장이 환율 상승이 가져 다 준 이익은 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며 ‘착시’를 경계하고 나섰다.
23일 LG전자에 따르면 남 부회장은 최근 창원, 구미, 평택 사업장을 방문하고 임원들과 가진 회의에서 “환율 상승, LG디스플레이 등 자회사 실적 호조로 얻는 이익(지분법 평가이익)은 나쁜 이익”이라며 “조직의 체질을 바꿔야 할 중요한 시기에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변화의 속도가 늦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나쁜 이익에 안주하면 3~4년 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최고경영자의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환율 상승은 당장엔 득이 될 수 있어도, 궁극적으론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을 불러 일으키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환율 등 대외 변수는 기업이 관리할 수 없는 지표라는 점에서 상당히 가변적이다. 남 부회장은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율 변동을 경계했다.
여기에는 중국 생산법인의 해외 수출에 대한 우려도 깔려있다. 남 부회장은 “원화 가치는 떨어지고 위안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14개 생산법인의 수출이 이전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환율에 따른 득실계산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불안정한 미국 경제가 하반기 전망을 무겁게 하고 있다. 남 부회장은 “가전 제품의 원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서브프라임 사태가 미국의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일주일 단위로 판매, 재고, 채권 관리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하반기 경영 계획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6개월 단위의 경영 전망을 매달 점검 중”이라며 “당장 계획 수정은 없지만 하반기 일부 계획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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