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및 월북 작가 14명의 생애를 다룬 평전 총서 <그들의 문학과 생애> (전 14권ㆍ한길사 발행)가 출간됐다. 한국 현대문학을 연구하는 300여 대학교수의 모임인 한국문학평론가협회(회장 최동호 고려대 교수ㆍ이하 평협)가 한길사와 공동 기획으로 문화관광부 지원을 받아 착수 5년만에 내놓은 역작이다. 그들의>
1988년 납ㆍ월북 작가에 대한 해금조치 후 20년간 축적된 연구 성과를 정리하는 한편, 작가ㆍ작품론 위주였던 기존 연구에 생애 자료를 접목시켜 작가에 대한 입체적 이해를 시도한 것이 이번 총서의 성과다. 해당 작가 연구에 조예가 깊은 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점도 총서의 신뢰도를 높인다.
김종회 평협 부회장은 “남북한에서 두루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은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과 철저한 자료 발굴로 사료적 가치를 높이는 데 주안을 두자는 점, 일반 독자도 흥미를 가질 수 있게 쉽고 명쾌하게 쓰자는 점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월북 작가의 이념적 성향을 반영하듯 14명의 작가 중엔 김기림 김남천 박세영 이기영 임화 조명희 한설야 등 카프(KAPFㆍ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출신이 절반이다. 14인 중 김남천 이태준 임화 등은 북한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숙청 당했고, 박태원 이기영 한설야 등은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하며 초기 북한문학의 대표 작가가 됐다. 김 부회장은 “남북한에서 두루 활동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연구는 남북한 문화 교류에 있어 중요한 매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권은 동일한 체제를 갖췄다. 연대기적으로 작가의 생애와 문학을 소개한 본문 뒤에 작가의 연보와 작품 목록, 그간의 연구 성과를 살필 수 있는 단행본ㆍ논문 등의 서지사항이 정리돼 있다.
개별 평전 중엔 기존 연구를 망라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논의를 내놓은 것들도 눈에 띈다. 일례로 정지용 평전(최동호 지음)의 경우 최근 발굴 자료 해석을 통해 공백으로 남겨졌던 광복 이후 지용시에 대한 논의와 평가를 내놓았고, 김기림 평전(이숭원)에선 작가의 문학세계가 확장되는 과정을 1930년대 문화 환경과 면밀히 결부지었다.
이번 총서 외에도 <해외동포문학 전집> (전 24권ㆍ2005-2006), <문학비평용어사전> (전 2권ㆍ2006) 등을 편찬했던 평협은 남북한 근현대문학 대표작가 100인을 선정, 이들의 대표작과 작가ㆍ작품 해설을 수록하는 총서를 올해 상ㆍ하반기 각각 50권씩 출간할 예정이다. 문학비평용어사전> 해외동포문학>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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