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일본 도요타의 조 후지오(張富士夫) 회장이 엊그제, 캠리(중형), 프리우스(준중형) 등 3개 차종을 내년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부터 고급 브랜드 렉서스만 판매해온 도요타가 마침내 간판 차종인 캠리 등 대중차를 내세워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도요타의 공세는 국내 자동차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차는 다른 외제차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으면서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급격한 판매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10대 차종에는 렉서스 인피니티를 비롯한 일본차가 6가지나 들어 있다. 혼다와 닛산도 고급차는 물론 대중차 시장에까지 경쟁적으로 출사표를 던지고 있어 내수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현대ㆍ기아자동차에 커다란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로선 안방마저 일본 '빅3'에 상당 부분 내줄 위기에 몰린 셈이다. 해외에선 이미 일본차와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신흥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도 저가차량으로 현대ㆍ기아차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일본과 중국 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 2010년 국내외 연간 6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춰 세계 5대 메이커로 도약하려는 전략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안팎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ㆍ기아차가 사는 길은 생산성 향상과 함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의 현주소를 보면 갈 길이 멀다.
1인 당 생산대수와 매출액(2006년 기준)은 각각 도요타의 43%, 40.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올해 노사협상에서도 임금인상 폭과 전환배치 협약 개정을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만성적인 분규를 벌여온 현대ㆍ기아차 노사가 이번 임ㆍ단협에서마저 고용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타협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안방도 내 주고, 해외에서도 밀려나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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