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잘사는 나라의 척도로 여겨지는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 처음으로 2만달러를 넘어섰다. 1995년 1만달러를 돌파한 후 12년만이다.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5%를 넘는 등 꾸준한 성장이 주요인이지만 지난해 뚝 떨어졌던 환율 덕도 톡톡히 봤다. 올해 1,000원대 환율이 계속될 경우, 2만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도 크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45달러(한화 1,862만6,000원)로 2006년의 1만8,401달러보다 8.9% 증가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95년 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어선 뒤, 외환위기 직후 1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2000년 이를 다시 회복했고 2002년부터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했다.
2002년 달러당 1,251원 하던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929원까지 크게 떨어졌다. 원화로 계산한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006년보다 5.9% 상승한데 비해, 달러표시 국민소득은 8.9%나 늘어난 것도 환율의 효과다.
2만달러라는 상징적 숫자가 올해도 유지될 지는 환율에 달렸다. 경제성장에서 오는 플러스 효과보다 몇십원 환율의 차이가 미치는 마이너스 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환율을 1,000원으로 가정하면 정부가 목표하는 6% 성장을 해도 국민소득은 2만달러에 못 미치게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환율이 950원으로만 떨어지면 한은의 전망치인 4.7% 성장만 해도 2만달러를 훌쩍 넘는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5.0%를 기록했다. 2006년(5.1%)에 이어 2년 연속 5%대로 3~4%대에 머물던 2003~2005년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물가 등을 감안해 국민의 실제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 증가율은 3.9%로 12년째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수출상품 가격보다 수입상품의 가격이 훨씬 높아 사상최대 무역손실(78조3,944억원)로 소득의 상당부분이 해외로 빠져나간 탓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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