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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시협 신임회장 "순수한 우리말 생명력 불어넣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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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시협 신임회장 "순수한 우리말 생명력 불어넣고파"

입력
2008.03.2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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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흐름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국어가 소외받고 훼손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토박이 우리말을 살려내 좋은 시를 쓰는 것이야말로 시인의 본령입니다.”

제36대 한국시인협회(이하 시협) 회장이 된 오탁번(65ㆍ고려대 교수) 시인은 21일 서울 인사동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말 살리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7일 평의원회(역대회장단)의 추대와 20일 시협 정기총회의 인준을 받아 내달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하는 오 회장은 “일반인은 물론이고 행정기관, 심지어 작가들까지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는 사례가 허다하다”면서 “영토나 권력구조 통폐합이 아니라, 순수한 우리말에 생명을 불어넣는 ‘모국어 통일’이야말로 진정한 통일사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어 중요하지만 모국어 훼손 심각

전통놀이·민속품 소재 시집 출간 꿈

오 회장은 “개인적으로 임기 중 사라져가는 전통놀이와 민속품을 소재로 한 공동시집을 꼭 출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 시협에서 각 지역 토속어로 지은 ‘방언시집’과 국토 산하의 풍경을 시로 담은 ‘국토시집’을 펴낸 것과 연속선상에 있는 구상이다.

아울러 “가족이 제대로 서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취지로 작고 시인과 현역 시인의 가족 관련 시를 책으로 묶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오 회장은 “시집을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 문화재단 등의 후원을 얻어 이를 널리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현대시 100주년을 맞은 올해 시협의 역점 사업으로 확정된 것은 두 가지. 먼저 5월 전남 함평에서 열리는 ‘2008 함평나비축제ㆍ곤충엑스포’에서 함평군과 공동으로 현대시 100주년 행사를 진행하고, 11월엔 전남 강진군에서 주관하는 ‘영랑문학제’를 시협 정례행사인 가을 학술대회와 합쳐 서울에서 대규모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시협은 내달 서울 강남구청이 추진하는 '시 문화 확산 사업'에도 참여, 버스정류장ㆍ마을버스 등에 게시할 시를 선정하고 시인과 독자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의 활동을 펼친다.

이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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