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와 지도부가 무능하고 정치개혁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없기에 이런 일(공천 후폭풍)이 일어났다”며 강재섭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공천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위해 당을 꼭 바로잡겠다”고 공천 불만에 따른 탈당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총선 지원유세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_강 대표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인가.
“이렇게 잘못된 공천으로 많은 국민이 한나라당을 등지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_회견에서 속았다고 했는데 누구한테 속았다는 것인가.
“강 대표가 ‘경선 때 무슨 일이 있든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하게 하겠다’고 해 믿고 싶었고 믿는다고 했다. 그건 공개적으로 한 약속이니 공당 대표로서 국민에게 한 약속도 되는 것 아닌가.”
_이명박 대통령에게도 속았다고 보나.
“내 심정은 여러분이 더 잘 아시리라 본다.”
_이 대통령과 다시 만날 계획은.
“대통령께 바란 것은 공당으로서 공천을 공정하게 하고 정치 발전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이 전부였다. 당의 중심은 대표다. 당 대표가 중심을 잡고 공천을 했어야 한다. 당헌ㆍ당규에서 당권ㆍ대권 분리가 명시한 이유가 있다.”
_오늘 회견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있다.
“그렇게 선거를 걱정했다면 이렇게 무원칙한 공천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원인 제공을 누가 했나. 나는 당 통합을 위해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지원유세도 하는 등 많이 양보했다. 오직 공정 공천을 요구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_친박연대나 계파 무소속 출마자들을 도울 계획은.
“내가 그분들을 지원할 순 없다. 그분들은 참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이기에 어떤 선택을 했든 잘 되길 바란다. 건투를 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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