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그를 막아내지 못했다. 두 겹, 세 겹으로 에워싸기도 해보고 여러 명의 수비수를 번갈아 기용해가며 집중마크를 펼치기도 했지만 모두 소용없었다. 그는 이미 경지에 이른 농구의 여왕, '바스켓 퀸'이었기 때문이다.
'바스켓 퀸'을 막아낼 방법은 애초부터 파울밖에 없었다. 그는 1쿼터에만 4개의 파울로 8개의 자유투를 얻어냈고, 이 중 7개를 성공시키며 13점을 몰아넣었다. 서서히 경기는 기울기 시작했고, 승부는 예상대로 일찌감치 결정됐다. '바스켓 퀸'은 그렇게 또 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바스켓 퀸' 정선민(34ㆍ신한은행)이 23일 용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V카드 2007~0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5전 3선승제) 삼성생명과의 3차전에서 28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 트리플 더블급 활약으로 79-63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파죽의 3연승을 달린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휩쓰는 통합우승 2연패의 금자탑을 달성했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휩쓰는 통합우승을 두 시즌 연속 차지한 것은 지난 99 여름리그, 2000 겨울리그 통합우승 2연패를 달성한 삼성생명 이후 두 번째. 이와 함께 국민은행과의 4강 플레이오프,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을 각각 3승무패로 끝낸 신한은행은 4강 플레이오프가 도입된 후 2000년 여름리그 신세계에 이어 두 번째로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000년 당시에는 4강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이 3판2선승제로 치러졌기 때문에 신세계는 4연승으로 우승컵에 도달했다.
챔프전 3경기에서 평균 25.0점 11.0리바운드 7.3어시스트로 '평균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친 정선민은 기자단 투표 결과 60표를 모두 휩쓸며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만장일치로 챔프전 MVP에 선정된 것은 2005년 여름리그 전주원(신한은행) 이후 두 번째. 정선민은 4강 플레이오프 3차전과 챔프전 2차전에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는 등 발군의 활약으로 팀 우승을 이끌었다.
생애 첫 챔프전 MVP의 영예를 안은 정선민은 "시즌 초반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감독님과 서로 신뢰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오직 농구로만 보여주자는 각오였다"면서 "내가 갖고 있는 기량을 후회 없이 발휘해서 행복하다. 일단은 푹 쉴 것이며, 다음달 7일 소집하는 대표팀에서는 올림픽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 선수들이 고맙다"
부임 후 8개월 동안 묵묵히 힘든 운동을 소화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3라운드까지는 주전들의 부상으로 힘들었지만 4라운드부터 정상 가동될 수 있었다. 시즌 초반 운동량과 스타일이 맞지 않아 정선민과 고생을 했다. 그러나 나중에 감독의 의중을 알고 적극적으로 따라와줬다. 정선민 스스로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숙함을 갖춘 시즌이었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3연패에 도전하겠다.
용인=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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