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ㆍ홍민경 옮김 21세기 북스 발행ㆍ531쪽ㆍ2만5,000원
‘세계화’는 21세기가 호흡하는 공기다. 문제는 부자 나라들의 등살에 그 공기가 갈수록 탁해진다는 점이다. 세계화라는 거대 공정은 어떻게 하면 더 청정해질 수 있을까?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컬럼비아대 교수)는 “이제 필요한 것은 부국과 빈국 모두가 행복한, 대안적 세계화”라고 충고한다.
책은 세계화가 결국 빈곤의 확산, 외채 삭감 요구, 부국과 빈국 사이의 무역 불균형 확산, 환경 파괴, 미국 일방주의 등의 부작용으로 귀결됐다며 그 부작용에 대해 전반부를 할애한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 개발이라는 달콤한 약속 역시 실질 성장률 하락이라는 쓰디쓴 열매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제 3세계를 개혁한다며 1990년대 미국, IMF, 세계은행이 체결한 워싱턴 컨센서스는 자본시장 자유화, 국가 기간 산업 민영화, 정부 규제 축소 등으로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난을 더 악화시켰다.
저자는 부국과 빈국의 윈-윈 하는 세계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불안정한 세계 경제가 재앙적 상황을 모면하려면 세계 통화를 도입, 달러화 대신 기축 통화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적 재산권 문제에 걸려 에이즈 환자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에이즈 치료제 같은 긴급 생명 구호 의약품에 대해서는 원가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등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다. 날로 악화돼 가는 지구 온난화 문제는 미국 등 탄소 배출을 규제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 무역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국역판에서 저자는 한국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쌀 생산에 치중하라는 신자유주의의 권고를 물리치고 산업화에 진력, 발전과 안정을 이룩했다”며 “이제 그 비결을 세계 여러 나라들에게 가르쳐줄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저개발국에 만연돼 있는 빈곤에 관한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일에 한국도 자신의 몫을 담당하라는 말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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