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가 기본이다. 최근 펀드시장에서 지나친 쏠림 현상은 돌이키기 힘든 손실을 낳을 수 있다.”
국내 펀드시장의 개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최홍(47ㆍ사진) ING자산운용 사장은 한국일보ㆍ석세스TV와의 공동인터뷰에서 소위 ‘미래에셋 따라하기’현상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최 사장은 “최근 펀드들이 특정업체를 중심으로 중국 같은 이머징 마켓으로만 집중되면서 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며 “펀드 운용사나 판매사 모두 특정운용사, 특정지역, 특정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을 완화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랜드마크자산운용 시절이었던 2003년 1월 ‘1억만들기 펀드’를 출시해 국내 적립식펀드 붐을 일으킨 주인공. 5주년을 맞이한 지금도 운용되고 있는 이 펀드는 최초로 ‘~만들기’라는 펀드명을 사용해 ‘펀드 브랜딩화’의 초석을 다졌다.
2004년 총계좌수 10만개, 2005년 단일펀드 최대규모인 5,000억원 달성 등 기록을 세우며 적립식 펀드의 기반을 다졌으나 ING운용과의 합병 등을 거치면서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최 사장은 “국내 최초의 적립식 펀드였던 ‘랜드마크 1억만들기 펀드’ 이후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은 가히 엄청나다”며 “이제 진용이 갖추진 만큼 이 펀드를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제 2의 전성기를 견인할 펀드로 선정해 국내 최장기 대표펀드로 부활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최근 한국투자공사(KIC)가 20억달러를 투자해 세계적인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지분을 인수하는 등 국내사의 외국 금융기관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최 사장은 “국내 자본의 해외 금융기관 진출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며 “우리 제조업이 세계를 좌우하듯 금융에서도 세계적인 IB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에 대해서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의 주식 처분은 불안한 금융상황에서 유동성을 마련하고, 몇 년간 상승분에 대한 이익실현 차원”이라며 “국내 주식투자가 이제 상당히 두터워져 일시적 원화가치 하락 등을 제외하고는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두번의 회사 통합과정과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단행해야 했던 직원 구조조정의 아픈 기억도 소개했다. 이런 힘든 시기를 버티도록 해준 힘은 함께한 직원들과 가난과 외로움을 극복한 어린 시절의 경험이었다고 최 사장은 고백했다. 그는 “부모형제 없이 부산 판자촌에서 혹독한 어린시절을 겪으면서, 상황에 압도당하지 않고 자신을 바로 세우는 법을 배웠다”며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이후 미국 유학과 월가에서의 직장생활, 그리고 회사를 이끌며 두번의 인수합병을 겪기까지 고비마다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한국의 금융허브 가능성과 관련해 그는 “10~20년 정도의 꾸준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 사장은 “소득세를 예로 들면 홍콩은 최고 15%인데 우리나라는 40%까지 가져간다”면서 “그밖에 언어, 교육, 주거 등 다양한 방면에서 규제에 대한 과감한 역발상이 없다면 100년이 지나도 한국의 금융허브는 이루기 힘들다”고 단언했다.
최 사장은 “항상 새롭고 낯선 상황 앞에 자신을 던지고 도전을 즐겼다”며 “새로운 자통법 시대를 기회로 삼아 3년 안에 회사를 자산운용규모 34조원의 업계 톱5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내용은 한국일보 자회사인 케이블 방송 석세스TV의 ‘송영웅 기자가 만난 위대한 CEO’(월요일 낮 12시ㆍ오후 5시30분, 금요일 오후 5시, 토요일 오전 8시30분) 코너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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