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사업은 시스템을 파는 겁니다. 본사의 완벽한 시스템이 브랜드 경쟁력이고, 가맹점 성공의 전제 조건입니다.”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www.odengok.co.kr)를 운영하고 있는 ㈜에스씨에프의 이신천(39) 사장은 본사의 시스템 구축을 유난히 강조한다. 생산, 물류, 가맹점 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사장은 20대 후반 학원과 부동산 사업으로 적지않은 재산을 모았다. 하지만 자리를 잡을 만하면 매번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업체들에 무릎을 꿇곤 했다. “학원이 잘 된다 싶으니까 기업형 학원들이 시장을 싹쓸이 하고, 부동산 사업을 했더니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치더군요. 그러니 소자본 자영업자는 생존하기가 힘든 게 현실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이 사장은 자본보다는 시스템으로 경쟁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 든 것도 우연찮은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시스템만 잘 갖추면 소자본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얘기를 듣고서 였다.
그는 2005년 1월께 수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오뎅과 사께를 파는 ‘오뎅싸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직영점만 오픈하면 가맹점 개설 요청이 쇄도할 것이라는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조급한 마음에 각종 매체에 가맹점 모집 광고도 내보고 사업설명회도 개최했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사업을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문제점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미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오뎅바를 브랜드 컨셉트로 잡았다는 점과 메뉴 종류가 적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당시는 50여 가지 메뉴로 무장한 ‘퓨전주점’이 뜨고 있던 때였다.
그는 우선 직영점이 잘돼야 가맹점도 늘일 수 있다는 생각에 메뉴개발에 돌입했다. 이름 난 퓨전주점은 모두 찾아 다니면서 음식을 시식했고, 이렇게 벤치마킹한 메뉴들을 다시 업그레이드해 내놓았다.
전략은 적중했다. 직영점 장사가 잘되면서 가맹 문의가 잇따랐다. 메뉴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 ‘꿀에 절인 돼지갈비’ ‘소고기부추말이와 딤섬’ ‘동파육’ 등 독특한 메뉴들 선보였다. 가게 컨셉트도 오뎅바로 출발했지만 점차 퓨전요리주점으로 바꿨다. 전세가 역전되면서 경쟁 브랜드들이 오히려 오뎅사께의 메뉴를 벤치마킹 하기 시작했다. “남을 뒤쫓느라 바빴는데 경쟁 브랜드에서 메뉴를 벤치 마킹할 땐 스승을 이긴 제자의 맘이었습니다”고 그는 회고했다.
하지만 메뉴 수가 늘어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가맹점이 대부분 소규모이다 보니 많은 메뉴를 만들어내기에는 주방이 너무 좁았던 것. 게다가 가맹점주들은 “주방장을 따로 고용해야 한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그는 고심 끝에 해답을 찾았다. 바로 원팩 시스템. 공장에서 모든 조리과정을 마친 뒤 이를 진공 포장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은 단순히 삶거나 가열하는 과정만 거치면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었다. 60여가지 메뉴를 주방장 없이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이다. 또 가맹점마다 둘쭉날쭉한 음식 맛을 통일할 수 있었다. 그는 어묵 제조를 위해 수제 어묵 전문 요리사를 고용하고, 안성에 물류센터도 세웠다.
원팩 시스템을 도입하자 가맹점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면서 가맹점도 200여개로 늘었다. 최근에는 퓨전주점 시장이 포화상태이지만 한 달에 5개꼴로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다.
이 사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맹점의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원팩 시스템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 본사와 가맹점이 윈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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