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불어 닥친 허리케인(신용경색 위기)이 전세계 증시를 초토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동과 아프리카 증시는 꿋꿋이 버티고 있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이 달 19일까지 전세계 56개국 증시의 평균 수익률은 –9.52%였다. 잠잠해질 만하면 더 큰 위력을 키워 전세계로 터져 나오는 미국발 악재를 맨몸으로 받아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과 중국이 깊은 수렁에 빠졌다. 세달 사이 28.5% 폭락한 중국 때문에 아시아 증시(15개국)는 17.6%나 떨어졌고, 21.1% 주저앉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15개국) 역시 평균 하락률이 17.7%였다. 오세아니아 대륙(호주 뉴질랜드)은 9.5%, 남미(6개국)는 7.4%,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6.1% 떨어졌다.
중동과 아프리카만이 대세 하락의 기류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갔다. ‘북아프리카의 진주’ 모로코는 같은 기간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17.5%의 상승률을 올렸다. 중동의 석유부국 오만과 쿠웨이트는 각각 16.9%, 15.1%씩 상승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증시(15개국) 중 13개국 증시가 올해 강세를 보여 평균 상승률도 4.6%였다.
글로벌 증시가 ‘마이너스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과 달리 중동과 아프리카 증시가 강한 내성을 키운 데는 이유가 있다. 원유 천연가스 금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이곳이 올들어 급등한 원자재 가격의 영향으로 오히려 투자자들의 각광을 받은 덕분이다. 더구나 상대적인 경제낙후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개발과 성장의 과실도 남아있다. 정치환경의 안정 분위기도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과 아프리카야말로 위험을 나누는 분산투자의 최적지라고 귀띔한다. 중국이나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는 미국 경제의 부침에 많은 영향을 받지만 검은 대륙(아프리카)과 검은 진주의 사막(중동)은 미국 경제와 상관성이 적고 개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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