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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 역사 BMW 뮌헨 공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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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 역사 BMW 뮌헨 공장에 가다

입력
2008.03.24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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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의 올림피아 파크 앞에는 네 개의 실린더 모양을 한 거대한 건물이 서 있다. 애칭으로 ‘4실린더’라 불리는 이 건물은 BMW의 본사로, 자동차의 4기통 엔진을 본떠 만든 것이다. 누가 봐도 자동차 회사 건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건물 옆에는 BMW 전세계 생산의 본부 격인 뮌헨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BMW가 1922년 모터사이클 생산을 위해 설립했는데 28년 ‘딕시’라는 첫 차량을 만들면서부터 이 곳에 생산 라인에 들어섰다.

81년이 돼서 그런지 겉보기로는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카를 만든다는 곳이라는 흔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공장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것이 선입견에 불과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먼저 눈을 사로잡은 것은 거대한 프레스 공정. 귀마개를 했는데도 불구 굉음이 들려오는 이곳에서는 쉴새 없이 8개의 프레스 라인에서 고강도 강철판이 가공되고 있었다.

6단계의 프레스 공정을 거쳐 하루 600톤의 철판이 생산된다.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 강판 등을 외부로부터 도입해오는 것과 달리 BMW는 직접 가공해 생산한다. 이에 대해 조첸 뮬러 뮌헨공장 홍보책임자는 “완벽한 정확도와 최고품질을 위해 직접 프레스 공정을 운영한다”며 “이 곳에서 생산된 자동차 강판은 딩골핑, 레겐스부르그 공장에 제공된다”고 말했다.

이곳을 지나 5분 정도 걸어가니 차체조립공정이 눈앞에 펼쳐졌다. 650개의 자동화 로봇들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차를 조립하고 있었다. 이곳의 놀라웠던 것은 ‘효율’. 이 공장에서는 한 라인에서 복수 차종을 조립하는 혼류 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3시리즈 세단, 쿠페, 컨버터블, M3 쿠페에 좌우로 달라지는 운전석 위치를 감안할 경우 동시에 10여대를 생산한다.

이 공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차는 무려 900~1,000대. 혼류 생산으로 기껏 2~3대에 불과한 한국과는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이 번거롭고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는 이유로 노조가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혼류생산이 여의치 않다.

이에 비해 BMW는 유연한 노조 덕분에 혼류생산을 극대화하고 있다. 뮬러씨는 “직원들이 평소 교육과 실무를 통해 다른 차종의 조립 과정을 정확히 알고 있어 혼류생산이 가능하다”며 “노조에서도 생산성과 함께 근로자 개인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오히려 환영한다”고 전했다.

이 공장에서는 생산량 증감에 따른 인력전환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시장 수요변화에 따라 인력이 남거나 부족한 공장 간에 인력을 서로 유연하게 교환, 효율성을 높이고 있었다.

BMW는 이를 ‘브리딩’(Breathing) 시스템이라 불렀다. 숨쉬는 것처럼 들어오고 나가는 게 자유롭다는 의미다. 놀라운 것은 근무지가 바뀌고, 자신이 맡은 일이 달라질 수 있음에도 근로자들은 반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 앞 도로에는 한시간 거리에 있는 바이에른주 4개 공장(뮌헨, 딩골핑, 란츠후트, 레겐스부르그)을 오가는 근로자들을 위해 셔틀버스 20여대가 줄지어 서있었다. 역시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카를 만드는 BMW의 성공 비결엔 회사와 노조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자리잡고 있었다.

뮬러씨는 “BMW는 회사 측에서 직원들에게 먼저 대화를 제의하고 노조 역시 회사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자세로 대하는 등 상생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것이 BMW 경쟁력의 원천이다”고 설명했다.

뮌헨=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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