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세포가 무한정 증식하는 원리를 국내 연구팀이 규명해 냈다.
서울대 의대 이정원(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23일 국내 간암 환자 세포에서 'TM4SF5'라는 단백질이 암세포의 전형적 특징 중 하나인 '다층 증식'(multilayer growth) 현상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팀의 논문은 임상 데이터를 다루는 학술 잡지 중 가장 권위 있는 잡지인 미국의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온라인판에 21일 게재됐다.
이 교수는 "정상세포는 다른 세포가 옆에 있으면 성장을 멈춘다"며 "그런데 TM4SF5가 발견되는 세포는 '상피-중배엽 세포 전이'를 일으켜 옆에 세포가 있어도 다층으로 증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상피-중배엽 세포 전이'란, 상피세포로 둘러싸여 있어 굳은 형태로 존재하던 종양이 중배엽 세포의 특성을 가지게 돼 다른 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은 암의 초기 전이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연구팀이 TM4SF5가 많이 포함된 세포를 생쥐에 주입한 결과, 지속적으로 증식이 일어나면서 암 덩어리가 됐다. 대신 TM4SF5의 발현을 억제하면 암세포가 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TM4SF5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 2가지도 발견했다"며 "이것이 상용화하면 TM4SF5로 인해 생기는 암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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