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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료·쌀 대북지원 결정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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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료·쌀 대북지원 결정 서둘러야

입력
2008.03.2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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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대북지원 민간단체는 매년 농사철이 시작되는 이맘때 북한에 비료와 못자리용 비닐을 지원해 왔다. 적기에 이뤄진 이런 지원은 곡물 수확량을 크게 늘려 북한의 식량난을 더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그러나 올해는 못자리 만들 시기인데도 아무런 영농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 지역은 4월 초ㆍ중순까지도 서리가 내리는 등 일기가 불순하다. 못자리에 비닐을 씌우지 않으면 모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흉작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대북지원단체 '좋은 벗들'에 따르면 올 봄 들어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와 평양 등 대도시에도 식량 배급이 끊긴 곳이 적지 않다.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1990년대 중반에 버금갈 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당장 먹을 식량 지원도 급하지만 농사가 시작되는 철에 맞춰 영농기자재와 비료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정부당국은 "북한이 공식 요청해 오면 검토하겠다"며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무책임하다. 북한이 올해 전과는 달리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못자리용 비닐과 비료, 식량지원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남측의 새 정부가 인권문제 등을 정면 거론하는 등 강경자세를 취하자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다고 "당신네들만 손해지" 하며 손 놓고 있으면 결국 북측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전 정부들과 다른 대북정책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가 이전과 똑 같은 방식으로 지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북측이 나름대로 달라진 태도를 보여야만 무엇이든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앉아서 기다린다고 달라질 북측이 아니다. 주민 굶어죽는 것을 겁낼 정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사정이 나빠질 리도 없다. 정부가 먼저 물밑 접촉 등을 통해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도록 유도하고, 식량과 비료 지원 요청을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뭐가 아쉬워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반문하는 것은 단견이다. 북측 주민들의 생사가 걸린, 중차대한 인도주의적 문제다. 일반 경협과는 또 다르다. 북측 주민이 굶어 죽어가는데도 외면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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