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소비자 물가를 낮추는 기능을 상실했으며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 있다.”
프랑스 중앙은행인 프랑스은행 크리스티앙 노이예 총재가 물가안정이라는 세계화의 과실은 사라지고 고물가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세계화로 인한 ‘고성장ㆍ저물가’의 호시절이 저물고 ‘저성장ㆍ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냉전 종식 이후, 중국은 세계 자본주의 경제에 편입되면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안전핀 역할을 해 왔다. 중국이 수출한 값싼 제품들은 선진국의 물가상승을 막아주었고, 인도와 동유럽 국가의 고속 성장도 물가안정에 한몫을 담당했다.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한 임무인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은 세계화에 따른 신흥시장의 등장으로 어부지리를 누린 셈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역전되는 징후가 잇따르면서 각국의 중앙은행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 압력에 시달리고 있고, 국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산 원가 상승이 세계화의 효과를 희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위원회 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노이예 총재는 “현재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원자재 수요가 전 세계적인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며 “유럽도 인플레 위협에서 예외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달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3.3%로, ECB의 목표치인 2.0%를 훨씬 웃돌았다.
노이예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기후변화를 지적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 농산물 수출국들이 관세를 적용해 수출을 통제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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