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7년 간 유엔대사를 지낸 박길연(65)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가 이르면 내달 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20일 “박 대사가 한두 달 내 교체되고 신선호 전 유엔차석대사가 유엔대사 자리를 맡을 것으로 안다”며 “박 대사의 교체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19일 오후(뉴욕 현지시간) 이임 인사차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30여분 간 면담했다.
박 대사는 1984년부터 96년까지 12년 간 유엔 대사를 지내다 교체된 뒤 2001년 재임명돼 지금까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이끌어온 북한의 외교부 실세. 박 대사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유엔대사로 발탁돼 장기 재임한 배경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일성 대학 동기 동창인 점이 작용했을 것이란 설도 있다.
유엔에 근무했던 정부 관계자는 “김 국방위원장과 동기동창이라는 소문에 대해 물어 보니 박 대사가 웃고 말더라”며 “신빙성이 전혀 없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91년 북한의 유엔 가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그 공로로 ‘김일성 훈장’을 받기도 했다.
미국과 수교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사실상 대미 업무까지 맡고 있으나 박 대사는 대미 업무는 맡지 않고 유엔 업무만 총괄했다. 현재 북미간 뉴욕채널로 알려진 유엔 대표부의 대미 업무 담당자는 김명길 유엔 차석대표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사의 이임이 건강상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이 좀 지나봐야 교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사의 후임으로 내정된 신선호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유엔 차석대표를 지낸 북한의 유엔통으로 알려졌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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