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8ㆍ군포수리고)는 그동안 규정종목(쇼트프로그램)에서 유독 강했다.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일본)처럼 트리플악셀(공중 3.5회전)은 못 뛴다. 하지만 빠르고 정확한 스케이팅을 앞세워 스텝과 스핀에서 가산점을 얻어내곤 했다. 그래선지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1.95점) 보유자가 됐다.
그러나 2008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엉덩방아를 찧은 탓에 고개를 숙였다. 김연아는 20일 새벽(한국시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여자 싱글 규정종목에서 59.85점을 얻는데 그쳤다.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64.28점)가 1위, 아사다(64.10점)는 2위를 차지했다. 김나영은 47.96점으로 18위.
김연아는 시작하자마자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토루프를 연거푸 성공시켰다. 순간 고관절 통증을 느낀 김연아는 스케이팅 속도가 줄었다. 결국 후진 상태에서 공중 3회전하는 트리플 러츠 동작에서 얼음판에 넘어졌다. 곧바로 일어선 김연아는 이후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쳤다. 하지만 스텝과 스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선두권과 점수가 4점 이상 벌어졌다.
김연아는 “트리플-트리플을 뛰고 나서 통증을 느껴서 조금 걱정했다. 내일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엉덩방아를 두려워하기 시작하면 정상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가산점을 받지 못하면 점프에서의 감점(1점)보다 더 손해. 김연아는 21일 새벽 6시께 자유종목(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 우승을 노린다.
스텝과 스핀이 불안하기는 아사다도 마찬가지. 엄격해진 채점 때문에 점프에만 신경을 곤두세운 탓인지 스텝과 스핀 점수 등급이 낮았다. 자칫 잘못하면 자유종목(프리스케이팅)에서 곤두박질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셈. 쇼트프로그램에서 예상보다 부진했던 김연아가 특유의 승부욕으로 역전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