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 행성에서 유기물 성분인 메탄이 처음 발견됐다. 탄소와 수소로 이뤄진 메탄은 태양계에 속한 행성 대부분에서 발견되지만, 외부 행성에서 관측되기는 처음이어서 태양계 외부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가늠하는데 의미있는 이정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메탄처럼 탄소가 포함돼 있는 유기물은 적절한 조건이 갖춰지면 물과 결합해 아미노산을 만들 수 있는데, 이 아미노산에서 생명체의 필수 요소인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마크 스웨인 박사와 영국 런던 칼리지의 조반나 티네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9일 과학 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에서 63광년 떨어진 여우자리의 HD 189733b 행성의 대기권에서 메탄 화합물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이 행성에서 물이 함께 발견됐지만, 중심별과 거리가 너무 가까운 탓에 온도가 900도나 돼 “아무리 지독한 생명체라도 살기에는 너무 뜨거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5월 허블 우주망원경의 근거리적외선 카메라와 다중목표물 분광계(NICMOS)를 이용해 이 별의 모습을 촬영한 뒤 스펙트럼 분석으로 대기성분을 측정해 메탄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태양과 적절한 거리에 있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존(Goldilocks Zone)’에 위치한 천체들 중에 생명체 탄생의 조건을 갖춘 별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 지역을 집중 관측해 왔다.
메탄이 발견된 이번 행성은 거리가 태양과 수성 사이 거리 정도로 항성과 가깝게 붙어 있어 ‘골디락스 존’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크기가 목성 정도인 이 행성보다 작고 적합한 환경을 가진 행성에서 메탄이 발견된다면 태양계 밖 행성에서 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티네티 교수는 “우리가 우주의 유일한 생명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오만”이라며 “생명체가 태양계 밖에 존재한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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