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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범행직후 대학선배와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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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범행직후 대학선배와 통화

입력
2008.03.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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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명학초등학생 이혜진(11) 우예슬(9)양을 유괴ㆍ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39ㆍ구속)씨가 범행 직후로 추정되는 시간에 대학선배와 휴대폰 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정씨 집과 범행에 사용된 도구에서 각각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2명의 혈흔과 체액을 검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DNA) 검사결과 두 남자는 서로 다른 인물로 확인됐다.

경기 안양경찰서는 20일 정씨가 두 여자 어린이를 살해한 직후로 추정되는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10시께 대학선배 A씨와 휴대폰으로 통화한 사실을 확인, A씨를 소환해 통화 경위 및 내용 등을 집중 조사했다.

정씨가 A씨와 통화한 시간은 정씨가 당일 오후 9시50분 렌터카를 빌린 직후다. 경찰은 A씨의 집 등을 압수수색할 방침이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었다.

경찰은 이날 정씨 집 화장실에서 발견해 채취한 3개의 혈흔과 집 주변에서 수거한 범행도구 손잡이에서 검출된 체액의 DNA를 검사한 결과 정씨외에 다른 남자 2명의 혈흔과 체액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학선배 A씨의 체액이나 혈흔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씨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가 더 있거나 두 여아 살해 및 시신 훼손ㆍ유기 과정에 가담한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안양을 포함한 주변 지역에서 실종된 남성이나 남자 어린이의 명단을 확보, 정씨 범죄와의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정씨 집에서 수거한 생활용품 20여점과 머리카락 수십 점도 국과수로 보내 DNA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정씨와 함께 범행한 공범이 있을 경우 돈 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씨 계좌 추적에도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그러나 범행도구가 주택가 공터에 오랫동안 버려져 있었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만졌을 수 있고, 정씨 화장실 벽에 묻은 혈흔도 전 거주자나 방문객의 혈액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다른 피해자나 공범이 있거나 없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6시께 담배를 사러 집을 나왔다가 마주친 두 어린이의 어깨에 손을 얹었는데, 소리치며 반항해 양손으로 두 어린이의 입과 코를 막고 벽으로 밀어붙여 숨지게 했다"며 범행 과정을 또다시 번복했다.

경찰은 정씨가 지목한 벽에서 범행 관련 흔적이 나오지 않은 데다 두 어린이를 동시에 밀어붙여 살해한다는 것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정씨가 계속 허위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실제 범행 과정과 동기를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범구 기자 이태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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