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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생 살해범 '연쇄 살인범' 유형과 너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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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생 살해범 '연쇄 살인범' 유형과 너무 닮았다?

입력
2008.03.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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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연쇄살인범의 등장인가. 안양 명학초등학교 이혜진(11)양과 우예슬(9)양을 유괴한 뒤 살해한 정모(39)씨의 추가 살인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속된 정씨가 2005년 12월 50대 전화방 도우미를 집에서 성폭행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4년 이후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 등과 연관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정씨의 살인 행각으로 미뤄 연쇄살인범의 성향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보고 있다. 우선 순탄치 않은 유년 시절이 그렇다.

경찰대 표창현 교수(범죄심리학)는 “외국의 연쇄살인범들은 공통적으로 가족의 혼란과 여러 형태의 학대를 경험했다”면서 “정씨도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 아래서 자라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경찰이 정씨 집 컴퓨터에서 찾은 포르노 동영상도 기존 연쇄 살인범의 행태를 떠올리는 부분이다. 경찰대 이웅혁 교수(범죄심리학)는 1984년 미국에서 30명 이상을 죽음으로 몰아가면서 ‘연쇄 살인’이라는 말을 탄생시킨 테드 번디를 예로 들었다.

이 교수는 “번디에게 연쇄 살인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포르노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했을 정도로 살인범은 성애물에 탐닉한 공통점이 있다”며 “정씨 역시 평소 성인 비디오나 롤리타(아동 성애 성향의 포르노)를 즐겨 봤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영철 등 연쇄살인범은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혼자 만의 공상의 세계에 갇혀 있곤 했다”며 “정씨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평범한 사람이었던 점은 살인범의 이중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연쇄 살인범들은 살인을 포함해 다른 범죄로 인해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며 “정씨도 2004년 전화방 도우미 실종사건과 2005년 또 다른 전화방 도우미 성폭행 사건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씨는 다른 연쇄살인범과 다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웅혁 교수는 “연쇄살인범들은 마치 자랑 하듯 자신이 저지른 다른 범죄를 떠벌렸지만, 정씨는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하면서 자신의 범행을 강하게 부인했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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