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공개된 민주당 여성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퍼스트 레이디 시절 일정 기록에 힐러리 의원이 주장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 드러나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그동안 TV 광고 등에서 “대통령직의 엄중함을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는 영예와 특권을 누렸기 때문에 미군 최고사령관이 될 준비를 갖췄다”며 경쟁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으나 실제 상황과는 차이가 많았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힐러리 의원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명령에 의해 미군이 크루즈 미사일로 세르비아를 폭격했을 당시 국가 예산을 들여 이집트를 방문해 유적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던 알 카에다 훈련캠프에 대한 공격을 선언했을 때 힐러리 의원은 ‘머서 와인농장’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힐러리 의원이 외교 및 국가안보 분야에서 쌓은 경륜을 내세웠던 것이 무색하게 된 것이다.
나아가 힐러리 의원은 자신이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을 성사시키는데 도움을 줬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으나 이번에 공개된 1만7,000여쪽의 기록에서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어떠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발칸 난민들을 위한 수용시설 건설을 지원했다거나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명한 첫 법률인 가족 및 의료휴가법의 제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과 연관된 기록도 보이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이 폭로되고 난 이후 힐러리 의원이 보인 모호한 행적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힐러리 의원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갖던 1997년 2월28일 주로 백악관에 있었으며 밤도 백악관에서 보낸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르윈스키 스캔들’이 세상에 알려진 1998년 1월21일 힐러리 의원은 새벽부터 백악관에서 누군가를 잇따라 만난 것으로 돼 있으나 그들의 신원은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힐러리 의원이 한 방송에 출연, 스캔들에 대해 ‘거대한 우익의 음모’라며 남편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날 뉴욕의 호텔에서 힐러리 의원을 만났던 인사들도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기록에는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