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에 사는 주부 이영희(56)씨는 요즘 똑똑해진 드럼세탁기 덕분에 허리디스크와 무릎 관절염 걱정을 덜었다. 과거 드럼세탁기의 경우 세탁이 끝난 빨래를 꺼낼 때마다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느라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꼈고 허리도 끊어질 듯이 아팠다.
하지만 최근 장만한 드럼세탁기는 드럼통의 높이가 올라가 무릎을 구부릴 필요가 없다. 또 출입구(도어) 손잡이가 높아져 허리를 숙이는 각도가 줄어 세탁이 훨씬 수월해졌다.
드럼세탁기 시장에도 '인체공학' 시대가 열렸다. 여성들의 평균 키가 커지고 있는데다 세탁기 사용 층이 남성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한 제품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 대우일렉 등 세탁기 업체들은 드럼통의 높이를 올리고 전면 손잡이를 상향 조정하는 등 편리성을 높인 신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LG전자의 '2008년형 스팀트롬'은 지난 1년간 인체공학적 연구를 통해 허리를 숙이지 않고 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채택한 제품이다. 빨래를 넣고 빼는 드럼 출입구 중심 위치를 기존제품 대비 18.5㎝ 올린 70㎝ 높이에 부착했다. 드럼통도 기존 5~10도에서 15도 경사로 유지하고 전면의 출입구 손잡이는 상향 조정해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또 등산과 골프 등 여가활동 증가로 기능성 의류 세탁이 많아지고 있는 점에 착안, 특수 섬유소재를 새 옷처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성 의류 코스' 기능도 갖췄다.
삼성전자는 '허리사랑 도어'를 적용한 '2008년형 하우젠 드럼 세탁기'를 선보였다. 허리사랑 도어는 일반 드럼통 제품이 원형 도어를 채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전면이 통째 개폐되는 방식을 채용했다. 또 옆쪽에 있던 출입구 손잡이를 윗부분에 부착해 사용이 용이하도록 했다.
잔류 세재 등 헹굼물 내의 부유물질을 기존 드럼 세탁기에 비해 98% 가량 줄여주는 4단계 '청정헹굼' 기능도 도입했다. 아울러 드럼 내부를 다이아몬드 형상으로 설계, 세탁물과의 접촉면적을 늘려 세탁 효율을 높이고 세탁물의 섬유 손상을 최소화한 '다이아몬드 드럼'을 사용했다.
대우일렉도 인체공학적 설계가 적용된 '드럽 업'을 내놓았다. 기존 드럼 세탁기에 비해 드럼 자체를 11㎝ 끌어올리고 드럼의 각도를 기울여 세탁력과 편리성을 향상시켰다. 전면부에 있어 사용이 불편했던 조작부를 라운드 형태로 변형, 상단부 위치로 밀어올림으로써 허리를 구부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조작부 사용이 가능하게 했다.
또 저소음 진동을 실현하기 위해 신기술인 '4D-ANTS' 구조를 적용, 40% 가량의 소음을 줄였다. '운동화 세탁' 코스 기능을 포함시켜 활용도를 넓힌 것도 특징이다.
LG전자 조성진 세탁기사업부장(부사장)은 "주 고객 층인 주부들이 드럼세탁기를 사용할 때 허리와 무릎에 많은 힘이 가해진다는 점에 착안해 1년 넘게 인체공학적 설계 연구를 진행했다"며 "이제 세탁 성능은 기본이고 디자인과 사용의 편리성이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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