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31ㆍ부산)의 득점포가 드디어 터졌다.
10개월 만에 그의 발끝에서 나온 골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삼성하우젠컵 A조 1차전 인천과의 경기가 열린 1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후반 27분 안정환은 아크 중앙에서 한 바퀴 돌며 오른발로 강하게 찼다. 그리곤 거짓말처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국내 최고 테크니션의 발끝에서 나온 멋진 터닝슛. 안정환의 부활을 지켜본 부산 홈팬들과 선배이자 스승 황선홍 감독은 손뼉을 치며 기쁨을 함께 했다.
안정환이 2007년 5월30일 이후 10개월만의 침묵을 깨며 부활을 알렸다. 안정환은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긋지긋한 부진의 터널을 빠져 나온 자축포인 동시에 지난 17일 발표된 국가대표 명단에서 탈락한 ‘한풀이 골’이기도 했다.
안정환의 시즌 첫 득점은 2008 K리그 ‘토종 킬러’ 전체의 부활을 알리는 상징적인 골이었다. 이날 전국 6개 구장에서 열린 하우젠컵 개막전에서 국내파 공격수들의 거침없는 골행진이 이어졌다.
‘태양의 아들’ 이근호(대구)는 리그 포함 3경기 연속골을 이어가는 맹위를 떨쳤다. 이근호는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3분 선제골을 작렬, 시즌 개막 후 3경기 연속 득점포를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근호는 지난 오프시즌 동안 올림픽 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 잇달아 차출돼 팀 훈련이 부족했고 이적을 둘러싸고 팀과 갈등을 벌였던 점이 우려됐지만 시즌 초반부터 신들린 득점포 행진으로 ‘기우’를 불식시키고 있다. 대구는 이근호의 골에 힘입어 강호 성남을 2-1로 눌렀다.
안정환과 함께 90년대 K리그 르네상스를 이끌던 고종수의 발끝도 폭발했다. 스승 김호 대전 감독과 제자 최강희 전북 감독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대전 경기에서는 고종수의 결승포에 힘입은 대전이 2-1로 승리했다. 고종수는 2007년 9월 30일 이후 7개월 만에 골 맛을 보며 ‘천재의 부활’을 알렸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홈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파하고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전반 21분 ‘루키’ 박현범이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포문을 연 수원은 후반 39분 에두, 44분 서동현이 잇달아 추가골을 작렬하며 대승을 마무리했다. 2008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입단한 미드필더 박현범은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서상민(경남)에 이어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한편 FC 서울의 전현직 사령탑 대결로 화제가 된 창원 경기에서는 서울과 경남이 득점 없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수원=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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